정부의 외화시장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3일연속 폭등세를 이어갔다. 외환당국은 "아직까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선느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당분간 환율 상승이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불안심리가 팽배하다.▲요동친 외환시장
불안한 급등락 거듭 외환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분주히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이날 역시 환율은 불안한 요동을 거듭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정부의 환율안정 의지와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감으로 전날보다 3.40원 떨어진 1,164.10원에 개장된 뒤 장초반 약보합세를 유지했다.
여기에 국책은행의 달러매도가 가세하면서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 오전 한때 1,160.5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달러 매수심리가 강하게 작용한데다 수입결제 수요가 몰리면서 곧바로 반등을 시도, 달러화 강세로 반전됐다.
외환 딜러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수급과는 무관한 심리적 가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하지만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 심리도 작용해 소폭 상승으로 마감된 것같다"고 말했다. 특히 환율 급등을 주도했던 역외 선물환(NDF)시장에서도 이날은 일단 관망세를 보였다.
정부 대책 외환당국은 아직까지 불안심리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분간은 1,150~1,160원대에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은행 외환시장팀 이창복 팀장은 "23일부터 주말까지 미국이 추수감사절 연휴에 접어들어 NDF시장이 문을 닫는데다 월말 원화 자금결제 수요가 늘어나면서 당분간은 환율이 진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는 달러유동성 공급확대를 위해 크게 두가지 대책을 내놓고 시장 안정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자산관리공사, 공기업 등의 연말 환전 수요를 최대한 앞당기도록 하는 한편, 정유사들에 신용결제 대신 달러 현금으로 대금을 결제하는 것을 억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정부 대책에 비교적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장 정유사들조차 반발하고 나서는 등 현실성이 떨어지는데다 기껏해야 단기적인 효과밖에 거둘 수 없다는 지적이다.
외환은행의 한 딜러는 "지금의 환율 불안은 동남아 통화 불안, 더딘 구조조정 등 국내외적 요인이 맞물려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적어도 1,180원대까지는 치솟았다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업계는 그러나 원럽玭~ 환율이 적어도 1,200원은 되어야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환율상승을 노골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당국도 급격한 환율상승은 경계하면서도 단계적인 상승은 은근히 부추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출경기활성화를 위해서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에대해 "환율상승은 그만큼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며 "단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경우 해외 투기세력들이 작전에 나서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억제책을 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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