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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 '역전꿈'...정치혼란은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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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 '역전꿈'...정치혼란은 심화

입력
2000.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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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검표포함" 판결후 전망플로리다주 대법원이 21일 주 선거관리위원회가 일부 카운티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작업 재개표 결과를 최종 집계에 포함시키라고 판결함으로써 벼랑 끝까지 몰렸던 민주당의 앨 고어후보는 일단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주 대법원의 크레이그 워터스 대변인이 이날 발표한 42쪽의 판결문은 "대법원은 국민의 투표권이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는 최대의 관심사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다"고 전제, "오늘날 우리의 목표도 25년 전과 마찬가지로 유권자들의 의지가 어떠한 것이든 반영되는 결과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측의 주장을 심리한 지 약 30시간 만에 나온 것으로 지난 2주일 동안 논란이 되어온 수작업 재검표의 효력문제에 대한 '최종판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로써 수작업 재검표의 적법성이 인정됐으며 대통령 선출 절차의 일정에 따라 주 선거행정의 마감시한은 새롭게 설정된 셈이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과정에서 유권자들의 투표의사가 최대한 반영돼 선거결과에 실현되고, 동시에 법이 정한 플로리다주의 선거인단 선출에도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하는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고심한 것으로 여겨진다.

대법원은 그러나 브로워드, 마이애미_데이드, 팜 비치 등 문제의 3개 카운티에서 진행중인 수작업 재검표의 기준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지역선관위가 자체적으로 문제를 결정토록 한 것으로 보인다. 판결문은 또 해외 부재자투표 중 우편소인이 찍히지 않아 개표에서 제외된 투표의 처리에 관해서도 결정을 내리지 않아 향후 논란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펀치 카드에 구멍이 뚫리지 않고 움푹 패인 자국만 남아있어 3개 카운티의 재검표에서 제외되어 있는 5,000여표에 달하는 딤플표(Dimple) 처리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이 문제가 또 다른 변수로 남아있다.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차기 백악관 주인의 향방은 크게 수작업 재검표결과와 부시 후보측의 맞대응 내용 등 2가지 변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관심의 초점은 팜 비치카운티 등에서 진행중인 수작업 재검표결과라 할 수 있다.

고어 후보측은 수작업 재검표결과 합산주장이 받아들여지자 역전극 희망에 부풀어있다. 하지만 수작업 재검표 결과가 당초 고어측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고어측이 꼭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어측이 수작업 재검표에서 부시측 보다 많은 표를 추가로 득표하지 못하면 이날 판결은 실질적인 의미가 없게된다.

또 26일 오후5시로 한정된 마감시간까지 수작업 재검표가 완료될 수 있느냐는 문제다. 특히 마이애미_데이드 카운티의 경우 현재 22%밖에 검표가 진행되지 않아 기일내 재검표 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더구나 최대명절인 추수감사절휴일(23일)이 끼어있어 민주당을 초조하게 하고 있다. 민주당은 카운티 선관위에 인력을 증원해서라도 기일내에 재검표를 완료해줄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부시측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주목된다.부시측의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판결발표직후 "불공정하고도 인정할 수 없다"며 이 판결을 뒤집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측은 이번 판결에 불복, 연방법원으로까지 소송을 끌고갈 것이냐를 놓고 고심중인 상태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手검표 포함 영향은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21일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포함시키도록 판결함에 따라 최종 집계에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 중 어느쪽이 유리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의 수작업 재검표의 비공식 결과를 근거로 한 최종 결과 추정치를 종합해 보면 현재까지는 부시 후보가 유리한 편이다.

하지만 구멍이 뚫리지 않고 철필 자국만 있는 딤플(dimple)표와 무효처리된 해외 부재자투표, 수작업 재검표 진행속도 등의 변수에 따라 상황이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주 선거관리위원회가 18일 발표한 해외 부재자투표 개표를 포함한 집계 결과는 부시 후보가 고어 후보를 930표 앞섰다.

그러나 진행중인 팜비치 카운티 등의 재검표 결과가 속속 드러나면서 그 표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21일 밤 10시 현재 브로워드 카운티는 609개 선거구에 대한 재검표를 완료한 결과, 고어가 118표를 더 얻었으며, 팜 비치(531개 선거구중 104개 개표)와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614 선거구 중 137개 개표)에서는 고어가 각각 3표와 157표를 추가했다.

결국 고어 후보는 278표를 추가, 부시 후보와의 격차를 652표로 줄였다.

이같은 수치를 바탕으로 최종 결과를 산정할 경우 고어 후보의 추가분은 400~500표에 머물러 부시 후보가 근소하게 앞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의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다. 하지만 고어 후보측은 3개 카운티에서 계산에 넣지 않은 딤플표 5,000여표를 집계에 포함시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딤플표를 가집계한 결과 고어 후보가 부시 후보보다 2대1 정도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날 대법원의 판결에는 이같은 유효기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여기에다 26일까지 어느 정도까지 수작업 재검표를 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팜 비치는 완료할 수 있지만, 고어 후보가 가장 기대하는 인구 최대 밀집지역인 마이애미-데이드는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부시측이 요구하고 있는 무효 부재자투표 1,500여표의 포함 여부도 최종 집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새로 정한 마감시한인 26일 오후 5시까지 누가 승자가 될지를 단정하기는 아직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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