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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필답고사 금지 문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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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필답고사 금지 문제있다

입력
2000.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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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학년도부터 모든 대학 입시에 필답고사 시행이 금지돼 대학의 자율성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금까지 국ㆍ공립 대학에만 적용되어 온 필답고사 금지를 사실상 사립대학에까지 적용하도록 돼 있다.이에 대해 사립대 측은 대학의 학생선발권 침해라면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교사단체와 학부모단체는 과외유발로 인한 사교육비 증가를 이유로 환영하고 있다.

이 논란을 보면서 우리는 왜 과외문제가 학교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입제도를 이렇게 왜곡시키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수능시험 파동에서도 보듯이 문제가 너무 쉬워 변별력이 없어진 객관식 시험성적만으로는 입학사정이 어렵다는 대학측 불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내년에도 수능 문제는 계속 쉽게 출제되고, 그나마 자격고사 성격으로 변해 총점 대신 9개 등급만으로 평가되며, 반영비중도 크게 낮아진다.

그 대신 고교 내신성적과 특기 인성 등 학교생활의 종합자료가 망라된 학생부를 활용한다고 하지만 이 자료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학교간 지역간 실력차 문제도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필답고사 금지를 법제화해 모든 대학에 일률 적용하려는 발상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입학전형의 보조자료로서 필답고사를 과하겠다는 대학의 의사를 법제로 막을 일이 아니다. 과외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는 더욱 수긍하기 어렵다. 본고사 금지조치와 쉬운 수능 정책으로 과외가 근절되었는가.

이제는 대입정원이 고졸자 수와 같아져 대학이 우수학생을 찾아 나서는 시대다. 대학 학생선발권이 존중돼야 할 이유는 여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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