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_팔레스타인 중동협상의 아랍측 양대 교두보인 이집트와 요르단이 21일 각각 대사소환과 신임대사 파견 유보라는 강경대응을 천명함으로써 중동평화협상 재개가 더욱 혼미해졌다.이집트는 아랍권 국가로는 처음으로 1979년 이스라엘과 수교한 뒤 20여년간 이스라엘_아랍관계 개선의 가교역할을 해 왔다. 여기에 이집트, 팔레스타인과 공고한 3각 관계를 유지해온 요르단까지 외교공세에 가세함으로써 이스라엘_아랍간 접촉수위는 상당부분 제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집트가 평화협정을 깨고 외교단절이란 극단조치까지 취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 아랍권 맹장인 이집트가 외교단절을 취할 경우 다른 아랍 국가들이 적극적인 동조가 예상되고 이럴 경우 평화협상에 미치는 파장과 부담이 너무나 커지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도 이집트는 미국으로부터 이스라엘(30억 달러) 다음으로 많은 연간 20억 달러의 군사ㆍ민간 지원을 받고 있어 미국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1994년 이스라엘과 수교한 요르단 역시 이집트의 중재노력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대사소환은 이집트가 취할 수 있는 외교공세의 마지노선이란 분석이다.
이날 양국의 조치는 유혈사태가 발발한 9월말 이후 팔레스타인 희생자가 200여명에 이르는 등 이스라엘의 무력공세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아랍 국가들의 이스라엘 비난여론이 갈수록 높아지고 팔레스타인 경제가 피폐해지는 등 악화하고 있는 주변 상황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현실적 압력을 감안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달 실시된 이집트 총선에서 집권 국민사회당은 여론이 대(對) 이스라엘 정책에 등을 돌리면서 최악의 고전을 겪은 끝에 현행 선거제도의 도움으로 다수당 지위를 간신히 유지할 수 있었다.
이집트는 대사소환 후에도 중재노력 의사를 밝히고 있고 팔레스타인측도 희망적 발언을 하고 있어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달 카타르에서 열린 이슬람회의기구(OIC)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과의 관계단절을 촉구한 아랍권의 거세지는 분노를 이집트가 어떻게 적절히 무마해가느냐가 평화협상 재개의 일차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