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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농민시위가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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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농민시위가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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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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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고속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극심했던 엊그제 농민 시위는 최근 경제 위기와 함께 불거지고 있는 사회 분열상의 한 단면이다.물론 이번 시위의 직접적인 원인은 농가 부채 탕감이라는 경제 문제에 있다. 그러나 농민들의 해묵은 불만이 그토록 전례 없이 과격한 행동으로 분출된 데는 사회적 환경이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위는 비록 일과성으로 그쳤다 하더라도 결코 무심히 넘길 일이 아니다.

21개 농민단체가 주도한 이번 시위는 그 전날 정부가 내놓은 농가 부채 경감 안이 농민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자 일어났다.

총 40조원에 달하는 각종 부채 상환조건의 완화 수위를 놓고 농민과 정부가 오래 전부터 갈등을 빚어오던 것이 급기야 수면위로 폭발한 것이다. 한마디로 '대폭 완화'와 '소폭 완화'가 양측 대결의 요체다.

사실 이 문제는 양면성이 있어 시시비비를 가리기 어렵다. 그러나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이후 농업 구조조정에 40여조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고,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6번이나 부채경감 조치를 취했는데도 이 지경이라면, 그것은 총체적인 '농정의 실패'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우리가 달리 주목하는 것은 이번에 농민들이 "기업과 금융기관에는 100조원의 공적자금을 주면서 왜 우리에겐 인색하냐"고 화살을 돌린 점이다.

우려스런 일은 의약분업,구조조정 등에서 정부의 무원칙이 부른 집단 이기주의가 사회 각 분야로 번지는 가운데 급기야 농민들마저 그 대열에 나서고 있는 점이다. 심화하고 있는 총체적 사회 혼란상을 이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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