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는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성장속도는 지난해에 비해 급격히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정보통신산업 의존도가 높은 데다 민간소비도 크게 위축되고 있어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간 괴리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올해 3ㆍ4분기 중 국내총생산(GDPㆍ잠정치)에 따르면 실질 GDP는 지난해 동기 대비 9.2% 증가했지만, 2ㆍ4분기의 9.6%에 비해 신장세가 둔화됐다.
특히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로 볼 때 1998년 2ㆍ4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생산부문에서는 컴퓨터,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기 및 산업용기계의 국내외 수요가 호조를 보이면서 제조업이 지난해 동기 대비 18.1% 성장한 반면, 농림어업과 건설업은 각각 2.4%, 2.6% 감소했다.
특히 전체 GDP의 16.7%를 차지하는 정보통신산업의 성장 기여율은 지난해 동기 32.9%에서 59.6%로 크게 확대됐다.
수요부문에서는 민간소비가 지난해 동기 대비 5.7% 증가하는데 그쳐 전분기(8.9%)보다 증가세가 둔화한 반면, 고정투자가 설비투자(32%)를 중심으로 10.7% 늘어났다.
한은 정정호(鄭政鎬) 경제통계국장은 "성장률이 다소 하락했지만 계절 변동요인을 조정할 경우 전분기 대비 3.3% 상승하는 등 지표상의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그러나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체감경기와의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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