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는 '첨단'산업이죠."동원산업에서 식품사업본부를 떼내 지난 1일 종합식품회사로 분리독립한 동원 F&B의 박인구(朴仁求ㆍ54) 사장은 식품산업을 이렇게 말한다.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동원참치 외에도 햄, 먹는 샘물, 김치, 김, 생면 등 주력사업품목이 40여종에 이르는 동원 F&B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5,500억원.
경기를 타지 않는 식품업이지만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매출목표를 잡을 정도로 그의 경영스타일은 '보수적'이다.
사람의 입은 정직해 함부로 속일 수 없는 것이며 무리한 매출 확대보다는 소비자의 올바른 평가가 중요하다는 신조에서다.
그는 "규격이 없는 '생물'이 원자재라 원료검수과정부터 배추 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꼼꼼한 공정을 유지하는게 '높은 질'의 핵심"이라며 "고추를 충북 음성에서 직구매하면서부터 김치 맛이 좋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자랑한다.
상공부 출신으로 97년 동원정밀 대표를 맡자마자 미리 긴축경영으로 전환해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 인원을 감축하지 않고도 흑자까지 내는 성공사례를 남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워싱턴과 벨기에 브뤼셀에 머물던 상무관 시절, 백화점과 슈퍼를 드나들며 '상품공부'를 했던 것도 박 사장이 치밀한 경영스타일을 갖추는 데 한 몫 했다.
하지만 그는 "매일 3끼만 먹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내수는 한정되어 있다"며 "입맛을 파고들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지만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고추참치나 고양이밥, 미국에 수출하는 봉지참치 등 틈새시장은 많다"며 중국과 유럽 등지로의 수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 약력
1946 광주출생 1975 조선대 법대 졸업
1977 21회 행시 합격 1983 USC 재정학과정 수료
1984 주미 상무관 1990 주EU 상무관
1997 상공부 부이사관
1997 동원정밀 사장 2000 동원F&B 사장
■ 취미
토요일마다 직원들과 함께 축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음악도 찾아다니며 듣는 편이다. 세 달에 한 번 정도는 콘서트에도 직접 간다. 최근 조용필 콘서트에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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