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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도 형식도…"이것이 진짜 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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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도 형식도…"이것이 진짜 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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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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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채널과 프로그램이 있지만 매일 '그 얼굴이 그 얼굴'인 경우가 많다. 진기하고 특이한 것을 찾는 프로그램도 종종 비슷비슷한 아이템으로 제 색깔을 내지 못한다.그 단조로움에 물려 다른 문화적 대안을 찾는 사람들에게 솔깃할 만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패션채널 LOOK TV의 인디문화 프로그램들이다.

'인디공화국'(금요일 오후 3시 30분, 이후 3 시간마다 재방송)은 패션, 밴드, 영화 등 전통적 개념의 인디 아티스트들과 순수 아마추어로 유별난 취미나 봉사활동을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장난감처럼 보이는 요요에 기름을 바르는 등 몇 만원씩이나 투자하면서 파도타기, 쌍절곤 등 기기묘묘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이들이 '인디공화국'의 주인공 인 인디피플이다.

작은 요요 하나에 커다란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중고 레코드처럼 크고 거친소리를 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금지곡이 많은, '어어부밴드'도 화면속에 거침없이 담배연기를 뿜어내며 자신의 음악관을 솔직히 피력한다.

CF화면처럼 경쾌하고 속도감있는 전개, '도처에서 방황하는'기발할 화장실 낙서 등, 키치적인 장치들로 '인디공화국'은 첨단의 냄새를 풍기면서도 마치 대학교 방송반 학생들의 습작처럼 아마추어리즘이 살아있다.

'문화매거진'(화요일 오후 3시 30분) 또한 젊은이들의 비주류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유로운 인터뷰 형식, 사석에서 나누는 듯한 대화 등을 당황스러울 정도로 솔직하게 비춘다.

중간중간 기발한 반전이 돋보이는 애니메이션이나 뮤직비디오도 들어가 역시 '마음대로 만든 듯한'자유분방한 느낌이다.

어찌 보면 이런 삶들이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닐 수도 있다. 시청자들의 삶은 더 이상 브라운관이 포용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그만그만한 출연자, 틀에박힌 구성을 집어던지고 브라운관에서 '인디정신'을 구현하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이야말로 새로운 젊은이들의 주류문화인지 모른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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