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재즈 '시카고' 대 원시적 타악 '스톰프'원시적 타악 리듬도, 화려한 재즈 선율도 뮤지컬에서는 하나다. 신시 뮤지컬 컴퍼니의 '시카고', 영국 더 스톰프 컴퍼니의 '스톰프(Stomp)'가 벌이는 대결에 겨울은 달아 오른다. 모두 지금 현지에서 인기몰이를 늦추지 않고 있는 작품들이다.
무조건 두드려라. 1996년 첫 내한, 매진 사태를 빚었던 '스톰프'의 주장은 단순 명쾌하다. 8명의 배우가 나와 90분 동안 익살스런 표정으로 고함을 쳐 가며 록 음악을 배경으로 리듬을 난사한다.
이번에는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1진 팀(8명)이다. 'Tap Dogs', '난타' 등 지금 세계의 인기 문화 상품인 넌 버벌(Non verbal) 퍼포먼스의 효시가 됐던 작품이다. 28일~12월 10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월~금 오후 7시 30분, 토ㆍ일 오후 3시 7시.
한편 국내 초연되는 '시카고'는 1920년대 금주법 시대 미국 뒷골목 냄새가 자욱하다. 강도, 살인 등의 혐의로 수감돼 있는 다섯 강력범 여인의 이야기이다. 느와르 분위기의 음악이 제격일 듯한 줄거리가 뜻밖에도 딕시랜드와 스윙 등 초창기 재즈의 흥겨운 선율 속에서 풀려 나간다.
신시 뮤지컬 컴퍼니 소속 배우 등 모두 34명의 국내 출연진이 재즈를 배경으로 펼쳐 보일 노래와 춤의 향연이 인상적이다. 연기량이 많은 주역 빌리, 아모스, 락시는 더블 캐스팅이다.
각각 허준호ㆍ주성중, 김진태ㆍ이동준, 최정원 ?전수경 등 한국 뮤지컬계의 얼굴이 동원됐다. 최정원(32), 전수경(34) 등 국내 뮤지컬의 두 디바가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즈 가수 윤희정, 록 가수 인순이 등 현역 가수 들까지 동원, 가창을 선보인다.
이 뮤지컬은 96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이래, 지금까지 주말 매진과 해외 순회 공연 등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국내 초연에서는 깔끔히 처리된 저작권 문제가 장외의 화제다.
지난해 12월 신시 뮤지컬 컴퍼니가 국내 공연을 염두에 두고 미국 측에 3만 5,000 달러의 저작권료를 지불, 잡음의 소지를 말소했다. 또 "우리와 똑같이 만들지 마라"는 미국측의 까탈스런 요구까지 수용, 미국 무대와 전혀 다른 느낌을 창출하는 데도 공을 들인 무대다.
미국의 무대는 무대 정 중앙에 밴드석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이번 무대에서는 극장의 특성을 살려 밴드가 무대와 객석 사이의 상승 피트에서 연주한다.
또 일절 세트가 없는 미국 무대와는 달리, 감옥 느낌의 쇠창살을 배치하는 등 탈 미국화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한미 합작의 14인조 악단 '캐츠'또한 화제다. 미국 뉴욕 재즈 스쿨 출신의 5인조 밴드, 국내 재즈맨 9명으로 구성된 밴드가 생생한 재즈를 들려 준다.
이들이 엮어 낼 딕시 랜드와 스윙 등 흥겨운 초창기 재즈가 세종문화회관의 음향 시스템 덕에 입체 음향으로 살아난다. 밥 포시 작, 이종훈 연출. 12월 8~1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월ㆍ금 오후 7시 30분, 화ㆍ수ㆍ목ㆍ토ㆍ일 오후 4시 7시 30분. (02)577-1987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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