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난초그림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흥선대원군의 석파도인유란도첩(石坡道人幽蘭圖帖, 이하 묵란화첩, 한국일보 10월 2일자 1면 보도)이 백선문화사에서 화첩과 두 권의 해설집으로 묶어 발간되었다.화첩에는 권당 12장씩 들어간 난초그림을 총 9권으로 묶었으며 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었던 중국의 전 교육총장(장관급) 푸쩡샹(簿增湘)이 붙인 각각의 작품에 대한 화론과 유란도첩에 대한 찬시가 묶인 10권도 포함했다. 해설에는 대원군이 붙인 화제와 푸쩡샹의 글이 우리말로 풀이되어 있다.
이 화첩은 흥선대원군이 71세가 되던 해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며, 유연하면서 힘찬 필치로 발견 당시 학계에서 한국 근세미술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작품으로 국보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다는 찬사를 받았다. 노년의 외롭고 쓸쓸한 정서를 표현한 화제(畵題)에서도 노정객(老政客)의 소회를 엿볼 수 있다.
왕실에서나 사용되던 황색, 분홍색, 청색 냉금지(冷金紙)는 자연스러운 변색으로 고풍스러운 맛을 더하고 있다. 묵란화첩은 푸쩡샹이 중국 베이징의 골동품거리인 류리창에서 구입했으며 대원군의 작품임을 알고 가보로 소장하다 백선문화사 대표인 이원기(李元基ㆍ69)씨가 한 무역업자로부터 이 화첩을 구입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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