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오늘 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존 피츠제럴드 케네디가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자동차 퍼레이드 중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대통령 부인 재클린의 첫 반응은 "오, 노!(Oh, No!)"라는 두 음절이었다. 사건 발생 두 시간 뒤 현장 부근에서 오즈월드라는 사나이가 용의자로 체포됐다. 그러나 이틀 뒤 경관들의 호위 속에 구치소로 가기 위해 댈러스 경찰서의 지하실을 나오던 오즈월드도 루비라는 사나이에게 사살됐다.
끔찍한 것 못지않게 야릇한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워렌 대법원장을 위원장으로 한 조사위원회가 구성됐고, 10개월 뒤 보고서가 발표됐다. 보고서의 요점은 사건이 오즈월드의 단독 범행이라는 것, 세 발의 탄환이 발사돼 그 가운데 두 발이 대통령에게 명중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밋밋한 보고서에는 범행 동기가 밝혀져 있지 않아 그 뒤로도 배후에 대한 의혹이 가라앉지 않았다.
케네디 암살 사건은 정치적 음모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해 미국 중앙정보부(CIA)의 음모설, 연방수사국(FBI) 관련설에서부터 카스트로 지시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가설을 낳았다. 진실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존 케네디는 1917년 생으로 61년 미국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자 최초의 가톨릭 대통령이 되었다. 케네디는 그 젊음의 매력과 진취적 정책으로 국민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았지만, 아폴로 계획의 수립을 빼고는 실제로 이뤄놓은 업적이 별로 없어서 역사가들이 그에게 주는 점수는 박하다.
존 케네디가 암살된 지 5년 뒤인 1968년 6월에는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예비 후보였던 동생 로버트 케네디가 캘리포니아주 예비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직후 요르단계 이민자에게 저격 당해 사망했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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