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음악의 선구자 리처드 타이틀바움의 인터랙티브 오페라 '골렘'이 한국에 첫선을 보인다. 새로운 예술의 해를 기념하는 이 작품은 24, 25일 오후 8시 서울 아트선재센터(02-733-8945)에서 만날 수 있다.'골렘'은 유대인의 전설에 나오는 인조인간이다. 처음에는 하인처럼 충실했지만 나중에는 흉악한 괴물로 변했다는 골렘 이야기에서 타이틀바움은 기술문명의 희망과 위험을 본다.
상호교감을 뜻하는 '인터랙티브'는 올해 유행어가 됐다. 공연예술에서 그것은 인간과 기계(컴퓨터), 소리와 빛, 예술가와 관객이 서로 실시간으로 반응을 주고받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골렘'에서는 컴퓨터로 제어되는 피아노가 무대 위 사람의 목소리와 연주를 듣고 응답하며, 영상이 음악에 반응하는 등 다양하고 즉흥적인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전통적인 오페라와 달리 무대장치가 따로 없고, 영상이 장면 전환을 주도한다. 일종의 가상 현실 오페라인 셈이다. 여기에 목소리로 참여하는 이는 판소리 명창 안숙선과 현대음악을 다수 초연해온 세계적인 성악가 데이빗 모스(베이스)이다.
모스는 골렘으로, 안숙선은 유대인 무당으로 나온다. 이들의 만남에서 짐작되듯 이 작품은 동서양의 여러 요소가 뒤섞인 다문화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타이틀바움이 직접 키보드 연주와 연출을 맡고, 프레드 폼머렌(조명, 무대 디자이너), 카를로스 징가로(전자바이올린), 벤 루빈(비디오 프로젝션, 음향 디자인), 조지 루이스(트럼본) 등 최고의 예술가들이 공연에 합류한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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