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강창희(姜昌熙) 부총재는 21일 이양희(李良熙) 총무 후원회에는 물론 '6인의 항명' 멤버였던 정진석(鄭鎭碩) 의원 후원회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선약을 내세웠지만 사람을 잘 챙기는 스타일로 보나, 행사 비중으로 보나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해석들이다.
전날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라며 자신을 정면으로 비난한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와 조우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강 부총재는 6인의 항명에 대해서는 '확신범'이다. 잘못한 쪽은 여론을 정반대로 읽은 JP라는 주장이다.
분을 못 삭인 JP가 "모른체 하라"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한마디 한 것에 대해 공개 대응만 삼갈 뿐 전혀 개의치 않는 것도 이런 자신감에서다.
측근들은 오히려 "JP가 강 부총재를 잡는 게 아니라 키워 준다"며 싫지 않은 표정이다.
실제 항명 이후 사무처에는 "지금 당장 전당대회를 하면 당권은 강 부총재 몫"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무형의 세가 상당하다.
지난해 내각제 파동 후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주저하는 JP에 정면으로 비판하며 맞선 결과다.
그는 자신의 잇단 반 JP 행보를 "충성심의 발로"로 포장하지만 주변에서는 JP 이후의 당권은 물론 차기 충청권 맹주까지 겨냥한 포석으로 해석한다.
비슷한 꿈을 꾸는 타 중진과의 차이는 JP를 좇는 2인자가 아니라 JP에 철저히 맞서는 대항마로 자신을 키워가는 당돌함이다.
물론 그에 대한 JP의 거부감은 커가는 그의 영향력만큼이나 한층 노골화하고 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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