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농가부채 탕감 등을 요구하며 전국 각지에서 농민단체 회원들이 경부ㆍ중앙고속도로 등을 잇따라 점거해 차량통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대란이 발생했다.경북 성주와 왜관 지역 농민 700여명은 이날 오후 4시20분께부터 경부고속도로 왜관 톨게이트 부근 상ㆍ하행선을 점거한 뒤 '농가부채 상환유예' 와 '이자감면' 등을 요구하며 폐타이어를 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300여대의 차량에 탄 농민들은 경찰이 고속도로 진입을 막자 차에서 내려 도로를 점거, 상ㆍ하행선이 오후 9시께까지 통제됐다.
경북 의성ㆍ군위지역 농민 500여명도 오후 1시부터 중앙고속도로 의성IC 부근 도로를 점거, 오후 내내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상경 시위를 시도하던 경남 지역 농민들도 경부고속도로에서 시속 10∼20㎞ 로 서행, 곳곳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으며, 주요 국도도 고속도로 진입이 봉쇄된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또 충남농민회 회원 1,500여명은 오후 1시께부터 국도 21호선(아산_천안)에서 도보행진을 벌이다 오후 4시께 아산시 배방면 봉강교를 트랙터 20여대로 완전봉쇄하고 농가의 몰락을 상징하는 상여 2개를 불태운 뒤, 농작물을 도로에 내버리며 시위했다.
일부 농민들은 분신을 기도하거나 자해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오전 10시30분께 경남 하동군 진교면 남해고속도로 진교IC에서 도로진입을 저지하는 경찰 3명을 4.5톤 트럭으로 덮쳐 중경상을 입힌 농민 이모(32)씨와, 오후4시께 아산시 봉강교에서 1톤 트럭을 몰고 돌진, 전경 6명과 농민 2명을 다치게 한 김모(35)씨를 각각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농가부채특별법 제정을 위한 농민단체협의회' 관계자는 "127개 시군에서 10만여명의 농민이 궐기대회에 참가했다"며 "농가부채 탕감과 부채상환 연기 등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이준호기자
j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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