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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조종사 착시 공포의'버티고'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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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조종사 착시 공포의'버티고'현상

입력
2000.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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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Vertigo)'라고 불리는 착시(錯視)현상이 전투기를 잡고 있다.공군은 지난 1일 강원 강릉시 동남쪽 25마일 해상에서 발생한 공군 F-5E(일명 타이거Ⅱ)전투기 실종사건의 원인을 '버티고(조종사 비행착각)'에 따른 것이라고 21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1996년 11월6일 같은 F5-E전투기 한대가 같은 해역에서 추락한 것을 포함, 10년간 발생한 25건의 전투기추락 사고 가운데 5건이 버티고로 발생했다.

'버티고'란 조종사가 자신과 비행기의 자세를 착각하는 현상이다. 가장 흔한 것은 바다 위를 비행할 때 바다를 하늘로 착각하고 거꾸로 날아가는 것.

고중력 상태에서 수평감각을 잃은 조종사가 바다를 향해 뛰어들기도 하고, 한쪽으로 기울여진 상태로 날아가는 데도 수평비행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다 중력가속도에 따라 떨어지기도 한다.

여객기나 수송기의 경우 저속인데다 계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부조종사가 있어 쉽게 회복하지만, 전투기의 경우 혼자 고속 시계비행을 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가 그치지 않는다.

공군은 1일 추락사고도 훈련중이던 2번기 조종사 조진환((趙鎭煥ㆍ29ㆍ학군 23기)대위가 구름이 짙게 끼인 상황에서 앞서가던 1번 전투기를 놓친 뒤 육안으로 찾는 과정에서 버티고 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조대위는 선배를 놓쳤다는 뜻으로 "리더 미스(Leader Missㆍ추격실패)"라고 애타게 2차례 교신만 한 뒤 바다에 뛰어들어 잔해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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