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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에선 / '청정 통영' 폐기물 불법매립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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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에선 / '청정 통영' 폐기물 불법매립 파문

입력
2000.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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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시 도남면과 용남면에 걸쳐있는 미륵산 일대 1만여평에 대량의 폐기물을 통영시가 매립한 사실이 드러났다.이 곳은 원래 매립지에 쓰일 토사채취장으로 이용된 곳으로, 사용 후 녹지를 조성하는 등 원상복구시켜야 하는데도 통영시는 산업폐기물과 건축폐기물, 폐아스콘 등을 무더기로 불법투기한 후 은폐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장비를 동원해 이 일대를 파보니 수천톤의 폐기물이 나왔다. 토사채취장의 규모에 비추어 보건대 이 일대 지하에는 아직도 수천톤의 폐기물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수천톤의 폐기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침출수가 통영시민의 생활터전인 청정해역을 오염시키는 모습까지 확인됐다.

이에 대해 통영시장은 "그런 사실을 몰랐다"고 말을 하면서 "업체가 저지른 일"이라고 말했다. 시청에서 이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되고, 이 정도 규모의 불법매립은 적어도 담당공무원의 묵인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불법폐기물 매립사실이 공식적으로 드러나기 전에 해당지역의 주민이 불법 매립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담당공무원에게 보여주었으나 후속조치가 없었다는 증언이 이어져 '몰랐다'는 시청의 말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백번 양보해 만약에 몰랐다면 토사채취장 사용 전후에 걸쳐 감시ㆍ관리 및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이곳은 논란을 빚고 있는 미륵산 케이블카 출발 승강장 예정지로 선정돼 있어 시청은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케이블카 설치도 예정지에 대한 사전답사 없이 추진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통영시는 당장 이 일대의 폐기물을 걷어내고 원상을 복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곳에 폐기물을 매립한 업체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여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또한, 관리ㆍ감독에 소홀했던 담당공무원을 처벌하는 것은 물론이고, 업체와 담당공무원 사이에 있었을 모종의 거래관계까지 파헤쳐야 한다.

폐기물을 걷어내는 데 드는 비용은 정상적으로 행정이 이루어 졌다면 집행되지 않았을 시민의 혈세가 2중으로 낭비되는 것이다. 따라서 폐기물을 걷어낸 이후 그 집행절차와 내역도 상세히 공개해야 할 것이다.

관광 통영, 깨끗한 통영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재발방지책이 마련돼야 통영시민들의 분노를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윤영수

경남 통영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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