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탄핵안 무산 정국'의 와중에서도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여야 대권주자들간 공방이 때이르게 달아오르고 있다.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김근태 최고위원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물고물리는 공방이 대표적인 예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이 총재는 평생 규범을 해석하는 법조생활을 해 현실을 해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새로운 규범과 질서를 창조하는 상상력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직설화법으로 이 총재의 '한계'를 논했다.
자신이 법조인이기도 한 이최고위원은 "이총재가 법조인으로는 아주 훌륭한 분이나 정치인은 정치적 상상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직업"이라고 주석까지 달았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은 민주당내에서는 김근태 최고위원에게 꼬리를 물리고 있다.
김최고위원은 최근 지상을 통해 "나 아니면 불행해 진다는 식의 이 최고위원 발언은 정당 민주주주의의 핵심을 부정하는 것으로 당원과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통박했다.
차기를 꿈꾸는 인사들이 물고 물리는 설전을 벌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치적 '동반 상승'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이 총재를 집중 공격함으로써 은연중 여권에서 이 총재에 필적할 '인물'은 자신밖에 없다는 인상ㅇ르 심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 최고위원이 이 최고위원을 타깃으로 삼는 데에는 대중적 인기도나 지명도 면에서 앞서가는 것으로 보이는 이 최고위원을 견제해야 '차기 반열'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사정이 깔려있는 듯 싶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일방적 관계의 '역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총재는 이 최고위원의 '네거티브 전술'에 일절 대꾸를 하지 않고 있고 이 최고위원도 김 최고위원의 비난에 묵묵 부답이다.
맞상대를 하는 순간 상대방을 경쟁자로 인정하고 '키워주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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