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命 안먹혀...본인은 골프여유검찰 수뇌부 탄핵안 무산이 '당 분열'이란 부메랑이 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를 또 한 번 위기로 몰고 있다.
여야의 잇단 구애를 은근히 즐기며 김종호(金宗鎬) 총재대행을 앞세운 수렴청정으로 충분히 16명의 소속의원을 단속할 것으로 믿었던 JP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유는 달랐지만 6명 의원들이 17일 밤 JP의 집요한 설득을 뿌리치고 투표장인 본회의장에 달려가는 '반란'을 일으켰다. 총선 전이라면 생각도 하기 힘든 장면이다.
탄핵안 가결을 공개천명하며 투표참여를 주도한 강창희(姜昌熙) 부총재 등 6명은 "반란이 아니라 JP를 살리기 위한 친위쿠데타"라고 주장했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곧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JP의 실추한 당 장악력과 무기력함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JP는 김종호 대행의 입을 빌려 "표결불참이 나의 뜻"이라고 몇 차례나 못 박았고 표결을 앞두고는 의원들을 일일이 불러내 단속을 했다.
JP는 애써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6인의 반란이 일과성 해프닝으로 보기 힘들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 의원은 "이번 사태는 총선참패 후 떨어질 대로 떨어진 JP의 당 장악력을 그대로 보여준 리트머스 시험지"라며 "JP가 약효가 떨어진 현 과도체제를 유지하며 2선에 머물러 있다가는 당 장악력이 더욱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의원들은 차기 대선보다 더 먼 훗날 얘기인 17대 총선에서 JP가 공천권을 행사하긴 힘들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다"며 "JP로서는 당을 장악하려면 일선에 복귀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탈 JP'의 깃발을 든 강 부총재조차 "여전히 JP가 당의 중심이자 얼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JP의 선택이 잘못되면 당연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강 부총재 등 강경파는 이미 JP가 받아들이기 힘든 '이한동(李漢東) 총재의 총리직 사퇴' 등을 공개 주장하는 등 JP의 처신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JP는 심각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탄핵안을 놓고 여야가 대치한 18일 광주로 내려가 김인곤(金仁坤) 이긍규(李肯珪) 전의원 등과 이틀동안 골프를 치는 여유를 보였다.
한 측근은 "김 전 의원이 이사장인 광주대학교 기숙사 완공식에 가는 것을 계기로 지인들과 골프일정을 잡은 것"이라며 "JP는 탄핵소동에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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