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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속으로] 두 파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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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속으로] 두 파시스트

입력
200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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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오늘 스페인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죽었다. 83세였다.36년 인민전선 정부에 대항해 쿠데타를 일으킨 프랑코는 독일의 도움을 받아 3년 간의 내전을 승리로 이끈 뒤 40년 가까이 스페인을 철권으로 다스렸다. 그의 파시스트 동료들인 독일의 히틀러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패전과 함께 비참한 최후를 맞았지만, 프랑코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오래토록 권력을 즐기며 천수를 누렸다. 히틀러의 참전 요청을 프랑코가 이리저리 회피하며 적어도 명목상으로는 추축국과 연합국 사이에서 중립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뒤 이 파시스트 국가에 대한 유럽인들의 눈길은 싸늘했다. 구원은 미국으로부터 왔다. 냉전에서의 승리를 위해 반공 진영을 하나로 묶을 필요를 느낀 미국은 55년에 스페인의 유엔 가입을 실현시키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 반공투사를 지원했다.

67년 '국민운동'으로 발전적 해체를 하기 전까지 프랑코가 이끌던 스페인의 유일당은 팔랑헤당이었다. 그는 내전중인 37년에 이 파시스트 정당의 지도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 정당을 만든 사람은 프랑코가 아니라 그보다 열한 살이 어린 호세 안토니오 프리모 데 리베라라는 변호사였다. 그는 23년 쿠데타로 집권해 30년까지 7년간 스페인을 다스린 미겔 프리모 데 리베라 장군의 아들이었다. 호세 안토니오 프리모 데 리베라는 31년 스페인에 공화정이 수립되자 위기감을 느껴 가톨릭과 극우 세력의 결집체로서 33년에 팔랑헤당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내전 초기인 36년 11월20일 공화주의자들에게 체포돼 처형됐다. 묘하게도 이 민간 파시스트가 죽은 지 꼭 39년이 되는 날, 그의 뜻을 이어받은 군사 파시스트도 세상을 떴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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