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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볼썽사나운 탄핵안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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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볼썽사나운 탄핵안 처리

입력
200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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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뇌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의 처리문제를 놓고 여야가 대립, 정국은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 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어 그나마 회생의 기반을 다져 나가는 판에, 여야가 또다시 상살(相殺)의 정치를 벌이고, 결국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데 대해 국민의 실망은 여간 크지 않다.정국 경색은 예산 심의뿐만 아니라, 당장 공적자금 조성이 적정시기를 놓칠 공산이 크다. 여야는 생산적 정치를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여당은 어쨌거나 정국 경색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라도 야당과의 타협을 적극 모색해야 하며, 야당은 감정적 대응에 앞서 여당이 왜 끝까지 탄핵소추안을 무산시키려 했는가를 냉정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여당의 행동 이면에 깔린 정치적 복선이 과연 국익적 차원의 이해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하게 정권적 차원의 이해에 의한 것인지를 곰곰히 역지사지 (易地思之)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검찰이 신뢰를 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정면으로 정치적 살상을 가하려 해서는 안 되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사태를 지켜 보면서 여당의 행동에 의아심을 가졌으리라 짐작된다.

여당이 오히려 의회주의 원칙을 멀리 한 감이 없지는 않다. 탄핵소추안은 의회주의 원칙에 입각해 일단 본회의에 상정되도록 하는 것이 순리였을 것이다.

물론 여당의 상정저지 논리에 수긍이 가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평소 다수결의 원칙을 강조해 온 여당이 본회의 상정조차 막은 것은 어떤 논리를 펴도 궁색할 수밖에 없다.

여당은 자민련 또는 무소속 의원들과의 연대를 강화 할 경우 표로 맞설 수 있는 입장이었다.

다음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만섭 국회의장의 태도다. 그는 의장으로 선출된 뒤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때로는 앞장서서 여당에 비판적 자세를 취하기도 해 시중에서 오빠부대를 거느린다고 할 만큼 '소신 의장'으로서의 성가를 높였다.

그러나 이번의 처신을 두고는 뒷말이 많다. 17일 밤 본회의 대정부 질문이 끝난 이후 그가 취한 행동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그가 정히 여당 의원들의 제지로 사회를 보지 못할 형편이라면 사회권을 이양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여야의 격한 대립상태에서 사회권 이양은 불가능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있을까.

차라리 당론에 따라 본회의 상정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면 오히려 더욱 보기가 좋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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