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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누가되든 '정통성 확립'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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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누가되든 '정통성 확립'가시밭길

입력
200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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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주의 재검표사태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올 대선에서 정작 최후의 승자가 결정되더라도 차기 대통령은 정통성 시비에 시달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미 언론과 정치학자들은 최근 '이전투구식' 공방전 끝에 당선된 새 대통령은 임기 내내 '정통성'을 확립하기위한 험난한 여정을 대가로 치러야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이번에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승자가 될 경우 부시는 우선 전국적 지지율에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에게 뒤졌다는 정치적 부담감을 짊어져야 할 처지다

또한 부시는 자신의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와 골수 공화당원인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의 공정치 못한 지원을 받았다는 여론의 따가운 질책에 시달려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아직 결과가 최종 확정되지 않은 워싱턴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마리아 캔트웰이 당선될 경우 50대 50 동수를 이룬 상원에서도 사사건건 곤욕을 치를 게 틀림없다.

고어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고어는 1차 개표에서 뒤지고도 법정까지 선거전을 끌고 가 승부를 뒤집었다는 정치적 흠이 제일 큰 부담이다.

또 '여소야대'로 재확정된 의회에서 '정권을 도둑맞았다'고 생각하는 공화당의 발목잡기에 번번이 혼이 날 게 뻔하다. 뿐만 아니라 선거전과 개표과정에서 언론의 일방적 지원을 받았다는 지적도 두고두고 시비거리가 될 전망이다.

뉴욕 타임즈는 19일 "누가 이기든 승자는 '상처뿐인 영광'을 얻게 될 뿐"이라고 지적하고 "새 대통령은 이번 선거전을 통해 더욱 증폭된 국론분열현상을 치유하는 데 진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플로리다 국제대학의 휴즈 글래드윈 여론연구소장은 "만일 고어가 승리할 경우 공화당 지지자들은 고어가 법정투쟁을 통해 백악관에 입성했다고 생각할 것이며 반대의 경우 고어 지지자들은 플로리다주에서의 투표부정때문에 낙선했다고 분노할 것"이라며 "미국민 대다수는 이번 선거에 농락당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미스 대학의 도널드 로빈슨 교수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누가 승리자가 되든지 여러 면에서 매우 취약성을 드러낼 것이며 정책 추진에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고, 스탠퍼드 대학의 잭 라코브 교수는 "새 대통령은 각종 스캔들에 시달렸던 빌 클린턴 대통령보다 더 고통스러운 임기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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