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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스크' 끝나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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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스크' 끝나지않았다

입력
200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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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살면 현대 리스크는 해소될 것인가.현대건설이 1차부도 쇼크-조건부 회생 등 혼선 끝에 정몽구 현대차 회장,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회장,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등 3형제간 화해와 협조로 자구안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자구안의 내용은 이미 계열 분리된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형제가 지배하는 회사의 지원(거래)을 통한 자금조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현대 리스크가 해소에 대한 기대는 실망감으로 변질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거부반응을 나타내 지난 주말 현대건설은 상승세를 탔으나 현대차 현대전자 등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눈 앞 충격만 피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한 대마불사 신화, 초대형 기업 퇴출의 실패로 인해 향후 구조조정에 큰 저항이 일 것이라며 우려했다.

도려내지 못한 환부는 추후 큰 회오리 바람으로 회귀할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은 "단순 유동성 위기 이면에 가려진 수익성에 대한 검토는 뒷전으로 밀려났고, 꼬일대로 꼬인 자금시장의 위기가 거리를 좁힌 셈"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표했다.

세종증권 김욱래 연구원은 "증시 상승세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며 현대건설은 살아도 이 때문에 시장은 장기간 덫에 걸려들었다는 지적을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위기 지속

현대그룹의 회사채 만기물량은 12월 2조7,000억원, 1월에는 1조1,84억원으로,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5조5,000억원에 달한다.

현대투신증권의 10억달러 외자유치는 시한이 9월에서 2개월째 연장되고 있다. 정부의 지원사격 속에 미국계 AIG컨소시엄이 외자를 유입한다 해도, 다음 '문제아'는 현대전자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지목하고 있다. 정부가 현대건설 지원의 조건으로 현대전자 계열분리를 요구한 배경도 이 때문이란 해석이다.

현대전자는 이 달 초 단기 유동성 불일치 문제로 1조원의 자금을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마침내 위기를 실토했다"고 평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현대전자가 11월부터 내년 말까지 갚아야 할 회사채는 원금만 4조1,596억원.

장기차입금과 LG측 미상환액 등을 합하면 올 4?4분기부터 2004년 까지 이자를 포함, 7조5,583억원이다. 3/4분기까지 지급한 이자 8,340억원(4분기 2,200억원)은 같은 기간 현대전자 영업이익 1조2,650억원의 66%를 차지한다.

■현대 종목별 주가향방

지난주 현대건설은 부도 주가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지원을 결정한 기업들은 실망매물을 견디지 못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지원의 내용이 해당기업에 반드시 부정적이지 만은 않다는 해석도 있다.

현대차는 최근 계열분리와 투명경영으로 승승장구했으나 지원결정 이후 연 3일 내렸다. 그룹 계열사 문제에 개입해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점이 투자심리를 냉각시켰기 때문.

그러나 현대오토넷 인천철구공장,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등은 현대차 소그룹 계열사를 통해 매입해 직접 떠앉는 부담은 없는 셈이다.

모건스탠리 딘위터는 "정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매입은 창업자의 자동차 개입이 종결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현대모비스는 정 전 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2.69%)을 시장가보다 높지 않게 매입하면 안정적 경영확보에 득이 된다는 분석이다. 기아차는 현대오토넷을 인수, 기아전자와 합병시켜 수직계열화 시키는 효과가 있고, 현대전자 지분인수가 남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평가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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