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날에 예술의 기(氣)가 쏠려있지야 않겠지만, 오늘은 이름난 음악가 세 사람의 생일이다. 독일의 작곡가 카를 마리아 폰 베버와 영국의 작곡가 겸 지휘자 헨리 롤리 비숍은 1786년 11월18일생으로 생년까지 똑같다. 또 한 사람의 음악가는 1899년 오늘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나 1985년 미국인으로 죽은 유진 오르만디다.오르만디는 스물한 살에 대서양을 건너가 뉴욕의 캐피털 극장에서 바이올리니스트ㆍ지휘자로 활약하기 시작했고, 미네아폴리스 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를 거쳐 서른아홉 살에 필라델피아 관현악단의 상임 지휘자가 됨으로써 예술적 삶의 절정에 이르렀다.
비숍은 런던의 로열 필하모니 교향악단을 비롯해 여러 극장의 지휘자와 음악 감독을 역임하면서 100곡이 넘는 무곡(舞曲)을 만들었다.
비숍이 만든 노래 가운데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우리말 가사가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로 시작하는 '홈 스위트 홈'일 것이다. 베버는 기악곡과 오페라 분야에서 독일의 낭만파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다. '마탄의 사수'나 '무도에의 권유'는 그것을 감상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그 제목만은 익숙하다.
독일어로 '방직공'을 뜻하는 '베버'라는 성(姓)은 음악의 역사만이 아니라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역사에도 굵은 활자로 기록돼 있다.
우선 '몰가치성''이념형'등의 개념을 열쇠로 삼아 사회과학 전반에 걸쳐 거대한 이론의 성채를 쌓은 막스 베버와 경제지리학ㆍ문화사회학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그의 동생 알프레트 베버가 있다. 또 맥박의 파동설(波動設)을 함께 정립한 생리학자 에른스트 베버와 에두아르트 베버, 전자기학(電磁氣學)의 개척자 가운데 한 사람인 빌헬름 베버도 형제간이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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