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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도 사춘기 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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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도 사춘기 여고생"

입력
2000.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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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여중·실업고 늦깎이 주부학생 학예회"사춘기 소녀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이에요."

늦깎이 주부학생들이 30∼40년 동안 미뤄온 학예회를 개최했다. 서울 한림여자중ㆍ실업고등학교(교장 이현만ㆍ李鉉滿ㆍ63) 100여명의 주부학생들이 특별활동 시간에 틈틈이 준비해 온 숨은 재능을 17일 서울 잠실향군회관에서 선보인 것.

40∼50대 주부인 이들 학생들은 대부분 가정형편 때문에 중ㆍ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해 뒤늦게 학업을 시작한 만학도. 잃어버린 여고생ㆍ여중생 시절에 대한 안타까움이 남달라 이날 학예회의 열기는 유명 가수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민요반, 무용반, 합창반, 요가반 등의 공연에서는 '아줌마'들이 10대 소녀의 몸짓과 목소리를 '재현'해 객석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고 영어회화반 학생 10명은 영어동요를 율동과 함께 불러 수회의 커튼콜을 유도하기도 했다.

연극 '평양예술단'에 출연한 고교과정 2학년2반 김모(52)씨는 "타임머신을 타고 40년 전으로 고스란히 돌아간 것 같아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한림여자중ㆍ실업고등학교는 1960년 일반 여자상업학교로 개교한 뒤 93년 주부 대상 중ㆍ고등학교의 병설인가를 받아 지금까지 6회에 걸쳐 1,950명의 주부 졸업생을 배출했다. 최근에는 4년제 대학과 전문대 등을 통틀어 약 70%의 진학률을 기록할 정도의 경쟁력 있는 주부학교로 변모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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