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재검표에 대한 민주·공화 양당의 법정 공방이 리언 카운티 순회재판부 테리 루이수 판사의 판결로 일단 공화당측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플로리다주 리언 카운티 순회재판부의 테리 루이스 판사는 17일 오전 캐서린 해리스 주 국무장관의 수작업 재검표 수용거부 결정은 각 카운티들이 제출한 소명자료를 충분히 검토한 끝에 내린 '건전한 재량권'의 행사라고 판결했다. 루이스 판사는 해리스 장관이 당파성에 치우쳐 '자의적'으로 이를 묵살했다는 민주당 앨 고어 후보측의 주장이 근거가 없음을 분명하게 지적한 것이다.
이날 판결로 해리스 장관의 재검표 수용 거부 결정이 법적으로 잘못이 없다는 것이 입증됨에 따라 플로리다주 선거관리위원회는 팜 비치 카운티 등에서 진행되고 잇는 수작업 재검표와 상관 없이 부재자 투표의 개표가 집계되는 18일 자정 이후 플로리다주의 최종 개표 결과를 집계,이를 오후 2시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고어 후보측이 이날 루이스의 판결에 대해 주 대법원에 상소할 뜻을 밝혀 당분간 법정공방이 계속되겠지만,현재 고어 후보에 300표 앞서고 있는 공화당의 조지 W부시 후보가 부재자 투표 개표에서 뒤집어지지 않는다면 플로리다주 선관위의 발표와 함께 대선 승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되며, 여론 몰이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 판사가 이날 분명하게 공화당의 손을 들어 준 것은 소위 법에 근거해 법대로 판결한 것으로 볼수 있다. 플로리다 선거법 102조 112항에 규정한대로 마감시한 연장에 관한 재량권은 주 선관위에 있기 때문이다. 루이스 판사가 지난 14일의 판결에서 각카운티들의 수작업 재검표 수용여부는 전적으로 해리스 장관의 권한임을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 지난 번처럼 애매한 판결을 내렸을 경우 민주·공화 양측이 자의적인 해석을 통해 서로가 옳다고 주장할 경우,플로리다주는 물론 대선이 언제 어떻게 매듭지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빠질 수 있음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루이스 판사의 이날 결정이 전날 주 대법원이 해리스장관의 수작업 재검표 중단 청원을 기각한 판결과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 순회법원의 루이스판사와 주 대법원은 각기 마감시한 준수와 수검표의 합법성등 자신이 맡은 부분에 대해서만 결정했을 뿐이다. 즉 제기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포괄적 판결을 내려 문제의 소지를 남기지 않으려 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주 대법원은 16일 "수작업 재검표가 법정 장애가 없다"며 수작업 재검표의 합법성을 인정했지만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최종 개표 결과에 포함시킬지 여부에 대새허는 언급하지 않았었다.
만약 루이스 판사가 어떤 판결을 내리더라도 두 후보 모두 주 대법원에항소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루이스 판사는 소신을 갖고 법률에 충실하게 판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기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