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동생인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과 전격 회동, 현대건설 유동성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법정관리, 출자전환 등을 피해 독자 생존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정몽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 2.69%(940억원 상당)와 카오디오 제작회사인 현대오토넷(800억원 상당), 인천 철구공장(420억원 상당) 등을 현대모비스와 기아자동차, 인천제철 등의 계열사를 통해 각각 매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형제는 또 서산농장 중 150만평(300억원)을 정 회장가족 공동으로 매입, '정주영 기념관'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서산농장 선수금으로 이미 입금된 2,100억원과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정씨 일가가 지원키로 한 2,460억원 등 총 5,560억원을 지원 받게 되어 자구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도 현대건설이 갖고 있는 1,700억원대의 현대 계동 사옥의 매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회장은 이날 정몽준 현대중공업고문에게 계동사옥을 매입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은 이를 토대로 총 1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확정, 빠르면 17일 오전 주채권 은행인 외환은행과 함께 공식 발표키로 했다. 이번 자구안에는 정몽헌 회장의 사재출자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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