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ㆍ이경자씨 등 동방ㆍ대신금고 불법대출 사건 관련자 14명이 14일 무더기로 기소되면서 변호사업계가 '동방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피고인들에 대한 형사재판 뿐만 아니라 향후 2,200억원의 피해금액의 변제여부를 둘러싼 민사재판까지 맞물려있어 초대형 변론이 이뤄질 전망이다.이들의 변론을 담당할 변호사는 16일 현재까지 15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사건의 주범으로 최고 무기징역이 가능한 정ㆍ이씨가 각각 검사장 출신과 판사출신 변호사를 1명만 선임한데 비해 이들의 측근인 강대균 그린필백화점 대표와 이수원 대신금고 사장은 5명씩 고용한 것. 이와 관련, 정씨는 검찰에서 "변호사 비용도 대지 못할 만큼 빈털터리 신세"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과는 별도로 구속된 김영재 금감원 부원장보는 발빠르게 방어에 나선 케이스.
김씨는 입건단계에서부터 판사출신인 이석형 변호사 등 2명의 변호사를 선임해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김씨와 고교 동문인 이 변호사는 "동문 변호사들의 앞다투어 김씨를 돕겠다는 의사를 비치고 있다"며 변호인단이 늘어날 것임을 시사했다.
개별 변호사들은 발등에 떨어진 형사사건 변론이 급하지만 변호사업계의 관심사는 금고 고객과 소액투자자 등 일반 피해자들이 제기할 집단 손해배상 소송이다.
수사결과 정ㆍ이씨는 동방ㆍ대신금고 돈 722억원을 빼돌렸으며 이로 인해 두 금고의 영업정지와 예금주 1만1,400여명의 예금 3,000여억원이 지급정지되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정씨는 사설펀드 모집 및 주식 공개매수를 빌미로 소액투자자 860명으로부터 480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재판과정을 지켜본 뒤 정ㆍ이씨 등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가 인정되면 본격적으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일 피해자들이 정ㆍ이씨가 유용한 2,240억원에 대해 모두 소송을 낸다면 인지대만도 10억원대에 달하는 초대형 소송이 벌어지게되며 변호사들의 움직임도 더욱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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