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태백주변 명소카지노 개장 첫 날 5,000여 명이 몰렸다. 강원도 산골 중에서도 가장 깊은 정선의 골짜기에 갑자기 세인의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탄광촌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외면을 받아왔지만 사실 이 지역은 우리 민족의 원류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의미있는 명소가 곳곳에 숨어있다. 이유야 어쨌든 다시 각광을 받을 정선ㆍ태백 지역을 둘러봤다.
정암사(정선군 고한읍 고한리ㆍ033-591-2333)는 지난 30여 년 간의 석탄가루에도 불구하고 정갈함과 깊이를 잃지 않은 고찰이다. 막장에서 살아가는 피곤한 인생들에게 따스한 위로가 되어왔다. 선덕여왕 7년(638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했으니 조만간 1,400 년의 역사를 지니게 된다.
석가의 정골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은 양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상원사, 영월 법흥사와 함께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로 꼽힌다. 절의 뒷산에는 보물 제410호인 수마노탑이 있다.
수마노탑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올 때 가지고 온 마노석으로 만든 탑이라 하여 마노탑이라고도 불린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모전탑으로 정교하게 쌓아 올린 솜씨가 놀랍다.
정선군 동면 화암리에서 몰운리까지 약 7㎞에 걸쳐있는 정선소금강(동면사무소 033-562- 2301)은 사계절 모두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곳이다.
몰운대, 용마소, 신틀바위, 화암약수, 광대곡 등 석회암 지역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풍광이 계속 이어진다. 그 중 광대곡의 12 용추폭포는 파랑, 노랑, 빨강, 하양, 검정 등 색깔이 서로 다른 5개의 용소와 7개의 연못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절마다 소의 빛깔이 변한다.
6월 화암동굴이 새 단장을 하고 재개장해 정선소금강의 으뜸 명소로 떠올랐다. 폐금광과 석회암 동굴을 연계한 화암동굴은 금의 채취부터 쓰임새까지 자세하게 알려주는 '금 박물관'이기도 하다.
태백산(태백시 소도동ㆍ033-550-2741)에는 우리 민족의 시조 단군을 모신 성전과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이 있다. 우리나라 삼신산 중의 하나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 산이다. 망경사, 백단사, 유일사 등 5개의 사찰과 단종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단종비각, 한국 명수 중 물맛이 으뜸이라는 용정이 있다.
태백산은 등산인들로부터 사계절 사랑을 받는 산이다. 봄의 철쭉,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이 모두 아름답다. 이제 눈이 내리면 정상의 주목 군락을 중심으로 설화가 만발할 것이다.
태백은 한강과 낙동강이라는 거대한 물줄기가 발원하는 곳이다. 물이 문명의 근원이라고 볼 때 태백은 한민족의 에너지원인 셈이다. 한강의 원류는 검룡소. 깊이를 알 수 없는 석회암반을 뚫고 나온 지하수가 곧바로 20m의 폭포를 이뤄 쏟아진다.
매년 유두절(음력 6월 15일)에 한강대제가 열린다. 영남의 젖줄인 낙동간의 발원지는 황지연못이다. 상지, 중지, 하지 등 3 개의 연못으로 구성돼 있으며 하루 5,000 톤의 물이 용출된다.
정선ㆍ태백=글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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