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광기 / 필리스 체슬러 지음 / 임옥희 옮김밀라 요요비치가 주연한 영화 '잔다르크'를 보며 여성 관객들은 많이 울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영웅적 희생에도 불구하고 잔다르크는 결국 악마로 몰려 화혀을 당했다. 무엇이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을까.
미국 뉴욕시립대 심리학과 교수인 필리스 체슬러는 '여성과 광기'(여성신문사 발행)에서 이렇게 분석한다. "그녀는 가부장제 문화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려 했다. 그녀가 영역 바깥으로 걸어나간 순간 죽임을 당했다. 그녀의 비극은 그녀가 남자로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1972년 10월에 출간돼 페미니스트 운동의 이론적 뒷받침을 제공한 역작이다. 저자는 잔다르크와 그리스 신화의 여러 여성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가부장제 문화속에서 신음해온 여성의 존재를 역사적으로 살핀 다음 여성의 광기와 탄압이라는 본격적인 주제로 넘어간다.
정신병원에 감금된 60여명의 여성들을 인터부해 논리전개의 근거로 삼았다. 저자가 말하는 여성의 광기는 여성으로서의 무기력함을 극복하려는 욕망을 가부장제사회가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이러한 여성들에게 정신병원은 치료장소가 아니라 감옥이다. "노예의 미덕에 길들여진 여성을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부추기면서 그로부터 벗어나려는 여성을 단죄해온 것이 인류의 역사"라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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