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원로 응담스님 입적"내가 죽었을 때 사방에 알려 번거롭게 하지 말고, 산중에서 조촐하게 화장하여 흩어버려라. 49재 등 어떤 제사도 지내지 마라."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인 응담(應潭)스님은 14일 오전 11시 55분 자신의 평생 도량이었던 충남 수덕사에서 입적하면서 이렇게 당부했다.
"요즘 절 집의 다비가 너무 번거롭고 호화스러워 불조의 뜻을 저버리고 시주의 은혜를 망각하니 너희들이 내 상좌면 반드시 지켜주기 바란다"는 스님의 유훈은 평소처럼 청빈과 단순소박을 강조했다. 스님의 유훈에도 불구하고 500여명의 제자와 신도들이 모였으나 영결식을 생략한 채 16일 오전 9시 조촐한 다비식을 치렀다.
법랍 70세, 세수 86세로 세상과의 인연을 마감한 응담은 불교계에서 선(禪)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한 스님이다. 1933년 마곡사에서 법천 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스님은 입적하는 날까지 신도와 상좌의 시봉을 거절한 채 청소와 빨래 등 일상적 삶을 몸소 꾸려왔다.
스님은 입적하기 며칠 전 그동안 보시 받아 한푼도 쓰지 않은 7,000만원을 제자들에게 건네며 중생을 위해 쓰라고 당부했다. 제자들은 스님의 뜻에 따라 '생명 나눔실천회' '인드라망 생명공명체' '지리산 살리기 범불교연대' '사랑 실은 교통봉사대'(어린이 심장병 치료단체) 등에 기증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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