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ㆍ공화 양당이 플로리다주의 수작업 재검표를 둘러싸고 끝없는 맞소송을 벌이는 가운데 부재자투표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수작업 재검표 결과의 포함 여부에 관계없이 민주당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가 '칼날 차이'의 승부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 후보간의 공개된 표차는 15일 현재 300표에 불과하다.
미 언론들은 따라서 기존 개표 결과와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미개표 부재자 투표의 규모와 성향, 판세에 미칠 영향 등을 연일 보도하며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이날 67개 카운티중 수작업 재검표가 진행중인 브로워드 등 3곳을 제외한 65개 카운티를 조사한 결과 미개표 해외 부재자투표수는 4,039표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의 64개 카운티 조사에서는 주 정부가 해외에 발송한 19,300여통의 부재자 투표용지 중 대선일인 지난 7일까지 1만여통이 도착, 개표되었다. 주 선거관계자들은 최종분의 부재자 투표는 4,000표 이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재자 투표는 투표용지 논란 초기부터 부시에게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이는 해외주둔 미군의 성향이 보수적이고, 1996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밥 돌 후보가 플로리다주의 부재자 투표에서 전국 지지도의 43%보다 무려 11%포인트가 높은 54%를 획득했다는 근거에서다. 플로리다주의 지방지인 세인트 피터스버그도 최근 이번 대선에서 57개 카운티의 대선일까지 도착한 부재자 투표의 개표를 분석한 결과, 부시가 59% 대 37%로 고어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민주당 분석가들은 이번 대선은 과거의 전례가 통용될 수 없다며 이를 강력히 반박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거주하고 있는 플로리다주 출신 미국 시민권자가 4,000여명에 달하고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조지프 리버만이 유태인이고 부시 후보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어 고어를 선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해외 주둔 미군들도 고어를 선호하는 소수 인종의 비율이 높아져 절대 불리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부재자 투표도 박빙을 연출할 가능성이 높아 일각에서는 이를 둘러싼 또 다른 법정소송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먼저 부재자투표의 도착 시점에 대한 유효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은 부재자투표는 "투표용지 내의 서명시간이 11월7일로 적히면 소인과 관계없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인이 '11월 7일'이전이라도 투표용지에 날짜를 기입하지 경우는 유ㆍ무효가 애매하다. 또 주법에 부재자 투표를 선거일 45일전부터 실시하게 돼 있어 각 당의 예비선거 전에 투표가 가능하다. 유권자가 예비선거에서 이미 낙선한 후보를 지지한 경우 정당을 보고 고어나 부시의 표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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