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속 변수들현재 확실한 것은 내년 1월20일 빌 클린턴 대통령이 물러나고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든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든, 아니면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이든 후임자가 취임 선서를 한다는 사실 뿐이다.
최대 변수는 역시 플로리다주가 연방법이 규정한 12월 12일까지 선거인단을 발표할 수 있느냐 여부이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재검표 사태가 수습되면 이내 승자가 확정될 것이나, 패자가 수(手)작업 재검표 문제, 마감시한 연장 문제, '나비형' 투표용지 논란 등을 이유로 결과에 불복하면 사태는 미궁에 빠지게 된다.
플로리다가 법적 싸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끝내 선거결과를 내놓지 못하면 수정헌법 12조에 의거 12월 18일 선거인단 선거에서 플로리다(선거인단 25명)를 제외한 채 대통령이 선출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현재 선거인단 경쟁에서 리드하고 있는 고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게 유력하다.
플로리다 사태가 잘 풀리더라도 선거인단 선거에서 '반란표'가 발생, 승패가 뒤집힐 수 있다.부시가 플로리다에서 이기고 나머지 주의 결과가 현재 대로 굳어진다면 과반수보다 1명 많은 271명의 선거인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부시측 선거인단 중 2, 3명이 전체득표 승자인 고어에게 표를 던지면 동률을 이루거나 고어가 역전할 수 있다.
반대로 고어가 플로리다에서 이기고, 부시가 뉴 멕시코와 위스콘신과 함께 아이오와나 오리건 중 한 곳에서 이기면 선거인 269명으로 동률이 된다.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면 즉각 의회가 나설 것이다.
미국 헌법은 누구도 과반수 선거인단을 확보하지 못하면 하원에서 상위 득표자 3명을 놓고 대통령을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원 선거는 주별로 1표씩 투표권이 있으므로 28개 주에서 과반수 의원을 확보한 공화당의 부시가 당선될 게 확실하다. 만약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할 경우에는 상원이 뽑은 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는 의회가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해 일리노이주 제 14선거구 출신의 8선의원인 해스터트 하원의장이 대통령에 취임하는 것이다. 미 연방법은 권력을 승계할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존재하지 않으면 하원의장이 의원과 의장직을 사임하고 대통령 임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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