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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중대' 파문, 또 색깔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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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중대' 파문, 또 색깔론인가

입력
2000.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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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의 '민주당 조선노동당 2중대'발언은 도가 지나쳤다. 자신의 표현처럼 '민의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상대당을 '조선노동당 2중대'운운하는 것은 상궤를 벗어났다.자신이 신봉하는 이념이 중요하다면 자신과 다른 견해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김 의원의 발언은 다분히 자신의 신념은 선(善)이고 자신과 상반된 이념은 악(惡)이라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이분법적 이념공세이자, 색깔론이다.

야당의원이 국정을 비판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비판도 지켜야 할 금도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김 의원처럼 좌충우돌식 비판은 오히려 야당의 건전한 비판기능을 희화화(戱畵化)할 우려가 있는데다, 불필요한 정쟁을 불러 상황을 그르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14일 대정부질문에서 "이 나라의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당의 정강정책까지 바꾸어 가면서 국가보안법을 개정하려는 일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며 "이러니 사회일각에서 민주당이 조선노동당 2중대라는 소리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려했던 바가 현실로 나타났다. 여당이 발끈하면서 국회가 공전하는 등 파행에 직면했다.

결론부터 말해 우리는 이번사태가 장기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여야 총무들은 김 의원의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하고 김 의원이 사과나 유감을 표하는 선에서 사태를 수습해 주기 바란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소동을 빚은 후 기자들에게 "국가보안법에 따른 인권남용사례가 어디 있나. 인권과는 하등 상관이 없다"라고 했다.

김 의원의 주장은 사실왜곡 차원을 넘어 다분히 억지 수준이다. 김 의원은 특히 군사정권이 고문기술자까지 동원, 민주화 요구 인사들을 관제 빨갱이로 만든 용공조작 사건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왜 듣지 못하는가.

자신이 속한 한나라당에도 과거 민주화를 요구하다가 국가보안법 남용으로 피해를 본 인사들이 상당수 있다. 이들의 보안법 개ㆍ폐 요구도 그럼 조선노동당 2중대원의 터무니 없는 요구란 말인가.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한 것이 우리사회의 장점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런 다양성을 무시하려 함으로써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6 ㆍ15선언이후 우리사회에는 화해와 평화정착을 위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이런 마당에 터져 나온 김 의원의 발언은 냉전의식을 부추길 위험이 다분하다. 거듭 지적하지만 비판도 절제와 금도속에서 이뤄져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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