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중대파문' 우여곡절 수습까지15일 국회는 하루종일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여야는 이날 연쇄 총무접촉을 통해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의 '민주당은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 파문 수습안을 마련했으나, 민주당의 김 의원 징계안 제출을 둘러싸고 또다시 대립, 밤 10시25분까지 본회의를 열지 못했다.
여야는 그러나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과 홍사덕(洪思德) 부의장의 중재로, 징계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지 않기로 합의, 심야에 국회를 정상화했다.
■징계안 충돌
여야는 이날 오전과 오후 연쇄 총무회담을 갖고 김 의원 발언에 대한 사과 문제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문제 발언을 국회 속기록에서 삭제하되, 한나라당을 대표해 정창화(鄭昌和) 총무가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선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그러나 저녁 7시께 민주당이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한나라당측에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돌변했다.
긴급 의원총회를 위해 모여든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6시30분께 민주당이 기습적으로 징계안을 제출, 당 지도부가 진위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는 보고를 접하고는 "뒤통수를 맞았다"며 흥분했다.
정창화 총무는 "민주당이 총무합의 정신을 깨뜨린 것은 물론, 정치도의에도 어긋나는 짓을 했다"면서 "징계안을 철회하기 전까지는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이만섭 의장 앞에서도 야당측에 징계안을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면서 "한나라당 정 총무가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에게 총무회담 내용을 분명하게 전달하지 못해 사단이 생겼다"고 한나라당측에 귀책사유를 돌렸다.
■본회의 합의
본회의 속개가 물건너간 것 같던 분위기는 여야 총무가 밤 10시께 이 의장과 홍 부의장의 중재로 총무접촉을 가지면서 바뀌었다.
양당 총무는 '징계안을 본회의에 보고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정상화에 재 합의했고, 한나라당은 긴급 총재단 회의를 열어 이를 추인했다.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회의 속개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장이 사실상 철회나 다름없는 중재안을 내놓았다"고 의원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오늘만 본회의에 보고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해 불씨를 남겼다.
■총무회담
이에 앞서 여야는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총무회담을 갖고 김 의원 발언 파문 수습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오후 3시30분께부터 두 번째 회담을 시작했던 여야 총무들은 오후 5시20분께 밝은 표정으로 회담장을 나와 "국회가 더 이상 파행해선 안 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한 후 이만섭 의장을 찾아가 중재를 부탁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총무회담에서 한나라당은 '속기록 삭제와 언론을 통한 총무의 유감표명'이라는 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이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본회의장에서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밀고 당기기가 계속됐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박천호기자
toto@hk.co.kr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이날 오후 5시40분 국회 총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가 이틀간 파행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김용갑 의원을 대신해 사과했다.
정 총무는 이날 총무회담에서 여당측의 사과요청을 받아들여 "민생현안이 산적해 있고 경제가 어려운데 잠시나마 국회가 파행을 한 데 대해 국민에게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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