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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세상]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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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세상]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입력
2000.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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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하는데도 도대체 실력이 향상되지 않아 고민인 골퍼가 의외로 많다. 연습량이 비슷한데도 어떤 사람은 일취월장의 실력향상을 보여 '골프신동'으로 불리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같은 땀을 흘리고도 '골프지진아'로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골프의 밑그림 때문이다. 처음 골프를 배울 때의 밑그림이 어떻게 그려졌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골프행로가 좌우된다.

백지상태에서 교과서적인 스윙자세와 오염되지 않은 골프철학으로 밑그림이 그려졌다면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한 빠르게 실력이 향상돼 골프의 묘미를 맛보게 된다.

반대로 어설픈 골프지식을 갖고 레슨프로나 선배의 가르침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엉터리 밑그림을 그려버리면 평생 땀을 흘리고도 골프의 진수를 맛볼 수 없다.

골프의 밑그림은 사실 그리는 게 아니라 조각칼로 새기는 것이다. 골프채를 잡은 뒤 최초의 1주일, 혹은 한 달간 휘두르는 한 샷 한 샷은 조각칼로 근육과 두뇌에 골프의 밑그림을 새겨 넣는 기간이다.

이때 밑그림이 이상적으로 각인되면 즐거운 골프행로로 들어설 수 있지만 잘못 각인되면 연습을 하면 할 수록 고질병이 깊어져 골프는 고통의 운동이 되고 만다.

타이거 우즈는 올해 마지막 공식 PGA투어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놓쳐 상금 1,000만달러 돌파, 50년만의 두 자리 승수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최연소 그랜드슬램 달성, 한해 3개 메이저타이틀 석권, 한해 평균 최저타 달성, 시즌 최고 상금 등의 대기록을 세웠다.

우즈의 기록 중에서도 골퍼들이 눈여겨봐야 할 기록은 올해 평균타수다. 2년 연속 그에게 바든 트로피를 안겨준 그의 라운드당 평균조정타수는 67.79타. 1945년 바이런 넬슨이 세운 68.33타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조정타수란 골프장마다 코스 난이도가 다른 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PGA투어의 기준에 맞춰 조정한 스코어다. 실제 평균타수 68.17타도 역시 넬슨의 기록을 깨는 것이다. 꿈같은 우즈의 대기록은 바로 완벽한 밑그림과 뼈를 깎는 연습의 산물인 것이다.

바든 트로피는 영국의 프로골퍼 해리 바든의 이름을 따서 만든 상으로, 바든은 바로 전세계 골퍼의 90%가 사용하고 있는 오버래핑 그립의 창시자다. 그의 스윙이 얼마나 아름답고 완벽했는지 구성(球聖) 바비 존스도 평생 그의 스윙과 비슷해지려고 노력했다.

'스윙의 시인' 해리 바든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골프의 스타일이란 좋거나 나쁘거나 간에 골프를 시작한지 최초의 1주일 안에 모든 것이 형성되고 만다."

/편집국 부국장=방민준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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