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겨울 문턱서 듣는 따뜻한 피아노 선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겨울 문턱서 듣는 따뜻한 피아노 선율

입력
2000.11.15 00:00
0 0

겨울 문턱의 무채색 풍경에 영롱한 피아노 선율이 빛을 뿌린다. 추위가 슬금슬금 닥치는 11월 이맘때면 굵직한 음악회가 뜸해지는 편이지만, 올해는 국내외 유명 피아니스트들의 연주가 몰려 있다.이경숙, 게르하르트 오피츠, 미아 정, 러셀 셔먼.. 화려함보다 깊이있는 해석으로 오랜 여운을 남기는 이들의 무대는 가을을 차분히 떠나보내는 데 잘 어울릴 것 같다.

올해로 데뷔 30주년과 귀국 20주년을 맞은 중견 피아니스트 이경숙(연세대 교수)은 이를 기념하는 독주회(27일 오후 7시 30분 호암아트홀. 문의 02-54305331)에 미국 현대작곡가 새뮤얼 바버의 피아노 솔로 전곡을 올린다.

영화 '플래툰'의 주제곡 '현을 위한 아다지오'로 잘 알려진 바버는 20세기 작곡가이면서도 풍부한 선율과 낭만적 감성, 서정이 넘치는 작품을 남겨 신낭만파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경숙은 그동안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과 피아노 소나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등 꾸준하고 성실하게 활동해왔다. 그런 연륜으로 걸러진 바버는 어떤 모습일까.

'브람스 전문가'로 통하는 게르하르트 오피츠는 부천필의 브람스축제 3(18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 문의 02-2005-0114)에 초청돼 피아노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위대한 피아니스트 빌헬름 켐프의 직계제자로서 독일 피아노의 전통을 잇는 대표적 연주자다.

들려줄 피아노협주곡 1번은 브람스가 21세 때 쓴 곡으로, 브람스 특유의 우수 어린 고뇌 너머로 청년기의 밝음이 내비친다. 매우 역동적이고 시정이 가득한 이 곡을 오피츠 자신은 '거인답고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건반 위의 철학자'로 불리는 러셀 셔먼(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은 철학자의 면모와 시인의 감수성이 어우러진 연주로 유명하다. 백혜선 박종경 박종화 등 한국인 제자를 길러낸 존경받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70회 생일 기념 음악회(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02-543-5331)에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12곡)을 연주한다. 어렵기로 악명높은 곡을, 그것도 전곡을 연주하는 노익장의 열정이 놀랍다.

재미동포 피아니스트 미아 정(미국 고든칼리지 음대 교수)은 음 하나하나의 울림에 사색의 깊이를 담는다는 점에서 셔먼과 비슷하다. 미아 정의 독특하고 격조있는 음악 해석은 30대 중반의 나이에 비해 남다른 원숙함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세번째 내한공연인 이번 독주회(27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02-598-8277) 프로그램은 글룩-생상의 '알체스테 주제의 카프리치오', 모차르트 소나타 다단조, 환상곡 다단조, 쇼팽 발라드 4번, 베토벤의 '발트슈타인'이다. '발트슈타인'은 밝고 영웅적인 분위기인 반면 모차르트의 두 곡은 조금 어두운 느낌의 음악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