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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동요작가 윤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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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동요작가 윤극영

입력
2000.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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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오늘 동요 작가 윤극영이 작고했다. 향년 86세.우리들 마음의 가장 밑자리에 있는 노래들은 동요일 것이다. 고전미를 내뿜는 가곡은 물론이고, 백만 단위로 CD가 팔려나가는 대중 가요조차도 동요만한 보편적 호소력을 지니지 못한다.

'수선화'나 '그리운 금강산'은 좋은 가곡들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그 노래들을 끝까지 불러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자와 조용필과 서태지는 좋은 가수들이겠지만, 그들의 노래들이 지닌 정서적 소구력(訴求力)은 세대의 벽을 쉽게 뛰어넘지 못한다.

그러나 예컨대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으로 시작하는 '반달'이나,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으로 시작하는 '따오기'는 어떨까? 세대와 상관없이 한국인들은 어린 시절에 이 노래들을 배운다.

그래서 이 노래들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갈무리돼 있다가 수시로 튀어나와 정서의 줄을 퉁긴다. 거의 80년 전에 만들어진 노래들인데도 말이다. 이 '불멸의 동요들'을 만든 사람이 윤극영이다.

윤극영은 경성 법학 전문학교를 중퇴하고 일본의 도쿄 음악학교와 도요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1923년에는 소파 방정환과 함께 색동회를 조직하고, 그 이듬해에는 동요 보급 단체인 다리아회를 조직해서 어린이 문화 운동과 동요 보급에 힘썼다.

현대 동요 백년의 역사에 기록된 이름들 가운데 오직 하나만을 꼽으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윤극영을 떠올릴 것이다.

20년대 노래들인 '반달'이나 '따오기'에는 나라 잃은 겨레의 아픔과 슬픔이 담겨 있다. 그러나 윤극영의 동요들이 모두 그늘진 것은 아니다. '까치 까치 설날은'이나 '고드름'같은 노래들에는 밝고 맑은 동심이 녹아 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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