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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쟁률 150대 1'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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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쟁률 150대 1'의 의미

입력
2000.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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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모집에 1만5,000여명 지원, 80명 모집에 1만1,000여명 지원. 거저 파는 것과 다름없는 바겐세일에 몰린 인파가 아니다. 그제 마감한 모 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취업 경쟁률이다. 다른 기업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예전에 비해 경쟁률이 수배 뛰었다. 올해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취업 경쟁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고용문제를 상당 부문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던 벤처기업과 금융기관 등은 신입사원을 거의 뽑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불경기에 대비,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어 채용인원이 예년을 밑돌고 있다. 취업 비상이 걸렸다.

기업ㆍ금융 구조조정에 계절적 요인까지 겹쳐 중ㆍ장년층 실업이 심각한 지경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이들의 실업 못지않게 청년층 실업도 심각하다. 사회에 진출하자 마자 부딪치는 것이 실업이라는 좌절인데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면 이 사회는 너무 무책임하다.

현재 취업재수생 17만명, 대졸 예정자 18만명 등 취업희망자는 35만명에 달하지만 정규직 일자리는 8만5,000개에 불과해 대학생 10명 중 7명 이상은 임시ㆍ일용직이거나 실업자가 된다는 분석도 있다.

청년 실업의 양극화 현상도 문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5~29세 청년의 실업률은 평균 30%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수준보다 크게 높은데, 특히 청년실업자의 21.7%가 인문ㆍ사회계열 전공자인 반면 취업자의 30.2%는 정보통신ㆍ컴퓨터 분야여서 실업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실업이 IMF체제 진입 이후 3년만에 다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업률은 IMF체제 초기에 비해 낮다고는 하지만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의미는 오히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대졸자 실업문제는 경기가 풀리면 해결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효율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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