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16일 이틀간 브루나이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논쟁의 대상은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출범시기와 접근법, 헤지펀드 통제문제.뉴라운드에 대해 한국과 일본은 포괄적 접근법을, 미국 호주 뉴질랜드는 점진적 접근법을 택하고 있다. 포괄적 접근법은 농수산물 서비스분야 등 모든 현안이 해결된후 뉴라운드를 출범시키자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점진적 접근법은 농수산물 문제가 합의되기를 기다리지 말고 공산품 서비스 등 합의가능한 분야부터 해법을 마련하고 일단 뉴라운드를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미국은 정상선언문에 "APEC이 2001년 뉴라운드가 발족되도록 광범위한 의제를 확정시키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는 방향으로 대세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의 대세몰이를 역류하기는 힘들지만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 등이 어느 정도 자기 주장을 관철할지 주목된다.
김 대통령은 헤지펀드에 대해 지난해 APEC 정상회의에서 국제감시체제의 구축 필요성을 역설, 지지를 받았다. 헤지펀드의 유입 자체를 봉쇄하자는 모하메드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의 강력한 통제론은 시장경제에 역작용을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지지가 적었다.
미국은 헤지펀드의 부작용에 대해 "범세계적인 감시체제 보다는 우선 아시아ㆍ태평양 차원에서 논의해보자"고 한 발을 빼고 있다. 헤지펀드의 국제감시체제는 미적거리는 미국, 절실한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노력한다'는 상징적 선언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4강정상과 연쇄회담
15, 16일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ㆍ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4강'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김 대통령은 15일 빌 클린턴 미 대통령,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개별 연쇄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각 만남에 30분 정도 배정된 '틈새 회담'이다. 때문에 양국간 구체적 현안을 논의하기 보다는 한반도 정세 평가를 화두로 상호 협력을 확인하는 데 중점이 두어질 것이다.
내년 1월20일 퇴임하는 클린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남북관계 진전과 북미협상 과정에서 유지해온 한미 공조관계에 대한 평가가 있을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이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해 준 데 대한 감사의 뜻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퇴임 전 북한 방문을 권유할 지도 관심사다.
江 주석과는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4자 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모리 총리에게는 한ㆍ미ㆍ일 3각 공조의 중요성과 북일 관계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9월 초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 이어 두 번째 만나는 푸틴 대통령과는 수교 10년째를 맞은 양국의 실질적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푸틴 대통령의 방한 문제도 거론될 것이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