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자동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도시철도공사의 지하철 5~8호선 구간에서 출근길 전동차 운행사고가 잇따르고 있다.14일 오전 8시53분께 서울 광진구 중곡동 중곡역에서 도시철도공사 소속 도봉산발 온수행 지하철 7호선 7085호 전동차(기관사 김창현ㆍ45) 제어장치의 공기압력이 떨어지면서 비상제동이 걸리는 바람에 12분간 운행이 중단됐다.
사고열차는 또 후속열차를 이용, 천왕 차량기지로 이송되던 중 오전 9시40분께 반포역에서 다시 비상제동이 걸려 25분간 멈춰섰다.
이 사고로 7호선 전 구간의 전동차 운행이 잇따라 차질을 빚어 승객 2,700여명이 승차권을 환불해가는 등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오전에도 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서 고장으로 30여분간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도시철도공사는 사고 직후 온수방면으로 운행중이던 차량 2대와 장암방면 열차 3대를 내방역과 청담역에 세워 승객을 하차시킨 뒤 방향을 돌려 긴급투입하고 사고열차를 오전 10시40분께 보라매역내 비상대기공간으로 이송해 사고발생 2시간만인 오전 11시께 열차운행을 정상화시켰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7호선 각 열차의 부품 2만여개 중 어느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공기압력에 의해 비상제어장치가 가동되는데 처음 사고가 난 뒤 기관사 등이 후속조치를 올바르게 취하지 않아 다시 제어장치가 움직였다"며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시철도공사 노조(위원장 김만화ㆍ金滿花)는 "무리한 인원감축으로 인한 정비ㆍ보수인원의 부족 때문"이라며 "노사가 합의한 적정인원이 충원되지 않는 한 또다른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필연"이라고 주장했다.
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2월 '경영개선'을 명분으로 전체 직원 가운데 20.8%인 1,660여명을 감축했다. 특히 전동차의 정비와 보수를 책임지는 차량부 직원의 감축률은 24.3%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전동차 정비분야의 경우 야간근무조에 편성된 차량직원들은 컴퓨터제어장치와 부품에 이르기까지 1명이 평균 10량의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공사측 관계자는 "인원 부족으로 업무가 과중하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서울시에서 인원 충원에 대한 명확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어 난감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서울시청 교통기획과 관계자는 "지난해 완전개통을 전제로 한 경영진단 결과 노조가 받아들인 인원감축안을 1년만에 뒤집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경실련 시민안전감시단장인 용인대 김태환(金泰煥) 교수는 "노조측은 경영합리화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감축은 받아들이되 정비ㆍ보수 업무를 효율적으로 재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공사측도 인원감축만을 능사로 삼을 것이 아니라 시민안전을 위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인력운용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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