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경제여건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3개국의 통화불안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남미의 아르헨티나까지 국제통화기금(IMF) 긴급자금수혈의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외환위기 태풍은 전세계 신흥시장으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특히 세계경제의 마지막 보루인 미국경제가 대선 갈등과 나스닥 폭락으로 경(硬)착륙 우려를 높이고 있어 국제금융 불안은 한층 가중되고 있다.
14일 재정경제부와 민간 연구기관에 따르면 현재 국제금융시장 및 대외실물경제환경은 1997년 환란(換亂)이후 가장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 관계자는 "대외경제여건이 급속히 악화할 경우 극심한 혼란에 빠져있는 국내 금융시장은 치명적 타격이 예상되며, 하강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실물경기도 고유가와 반도체가격 하락까지 맞물려 급랭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스닥지수가 1년만에 3,000포인트벽이 붕괴(13일)된 미국 증시폭락사태는 전 세계 금융시장의 동반 침체를 야기하고 있고, '미국증시침체→국내주가하락→투자ㆍ소비둔화→전 실물경기 악화'의 연쇄반응을 감안할 때 세계증시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국내경기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내년 경기향방의 열쇠를 쥔 수출환경은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고유가와 반도체가격 하락의 두 고정 악재 외에 ▦동남아와 남미는 외환위기 징후 ▦유럽은 유로화 약세 ▦미국은 증시붕괴에 따른 경착륙 가능성 등으로 인해 전 세계 거의 모든 수출시장에서 부진이 예상된다.
경제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더라도 국제경제 변수에 의한 경(硬)착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해외요인에 초점을 둔 경제운용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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