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이라는 말을 한다. 세법에서는 부동산이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거래됐을 경우 이를 '증여'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한다. 이런 '저가 양도'는 재벌들의 변칙 증여 수법으로 가끔 응용되기도 한다.서울에 사는 정모씨는 아파트를 하나 분양 받았는데 입주 직전인 올 초 장남에게 8,000만원을 받고 팔았다.
분양가는 2억원. 정씨 입장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장남이 먼저 살고 있던 집의 전세금만 받았던 것이다. 정씨는 양도차익이 없었기 때문에(밑지고 팔았으므로) 당연히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세금은 내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아들 앞으로 증여세를 내라는 통지가 왔다. 아들 입장에서는 엄연히 돈을 주고 샀는데 증여세가 나왔으니 궁금할 만도 했다.
저가 양도와 별도로 부자간의 양도의 경우, 세법에서는 원칙적으로 이를 양도가 아닌 증여로 간주한다. 다만 대가를 준 사실이 입증되는 경우에는 양도로 본다.
정씨의 경우 양도차익이 없어 당초 양도신고는 문제가 없는데 정작 문제는 아들한테 받은 돈이 시가보다 크게 적다는데 있다.
세법에서는 특수관계인 간의 매매에 있어 저가로 양수하거나 또는 고가로 양도하는 경우에는 그 시세 차익에 대해 증여세를 내도록 하고 있다.
저가로 양수한 경우란 매수가액이 시세의 70% 이하인 경우(또는 시세차익이 1억원 이상인 경우)를 말하며, 고가로 양도한 경우란 매도가액이 시세의 130% 이상인 경우(또는 시세차익이 1억원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정씨 아들은 시가 2억원의 아파트를 시세의 70%(1억 4,000만원) 이하인 8,000만원에 샀으므로 이는 저가 양수에 해당한다. 따라서 시세차익인 1억 2,000만원에 대한 증여세를 내야만 한다.
문의 (02)553-9088
김범태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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