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에 빚 해결요청 화제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13일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 "현대건설의 브루나이 제루동 공사 미수금(3,800만달러, 430억원 상당)을 갚아달라"고 세 차례나 '독촉'한 것이 화제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빚을 대신 받아주려는 것 만 봐도 정부가 현대건설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이 발언을 '대통령까지 현대 살리기에 나섰다'는 반증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현대 회생 방침을 반신반의해온 시장 투자자들도 대통령의 빚 독촉을 계기로 '확신 투자'에 나서 현대건설이 14일 개장부터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특정기업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총대를 메고 나서 외국 국가 수장과 담판을 지은 것은 외교 관례상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이에 대해 일부 금융계 관계자는 "현대건설 문제가 국가경제의 앞날을 좌우할 중대사안인 만큼 비즈니스 대통령으로서 언급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김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현대건설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경제팀과 채권금융기관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최근 법정관리 방침에서 급선회, "현대를 살리자"는 한목소리를 내게 된 것도 청와대와 사전교감이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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