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윤락업주들에게 단속 정보를 흘려주고 돈 받은 사실이 들통나자 사표를 내고 잠적한 뒤, 자신이 직접 미성년자들을 고용해 '포주' 노릇을 해오다 검찰에 붙잡혔다.서울지검 강력부(이준보 부장검사)는 13일 전 서울 C경찰서 경장 홍모(42)씨를 뇌물수수 및 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1998년7월 서울지검 소년부에 파견돼 윤락 및 청소년 유해업소의 단속 및 정보수집 일을 맡았던 홍씨는 지난해 미아리텍사스촌 윤락업주 조모씨로부터 "잘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두차례 1,000만원을 받고 수차례 단속정보를 흘려줬다.
홍씨는 올해 초 경찰에 대한 윤락업주들의 뇌물상납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위험'을 느껴 지난 8월 C경찰서로 복귀한 뒤 사표를 냈다.
홍씨는 이어 검찰로부터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잠적,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대에 월셋방 2개를 얻어 '보도방'을 차린 뒤 현직 때 자신이 단속했던 엄모(15)양 등 10대 소녀 10여명을 끌어 모았다.
조사 결과 홍씨는 단란주점, 안마시술소, 여관 등에서 연락이 오면 1인당 6만~27만원씩 받고 이들을 보내 윤락행위를 시킨 뒤, 화대를 가로채 두달여만에 수천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홍씨는 화대를 제대로 못 받은 윤락녀들의 신고로 검찰에 붙잡혔다.
검찰 관계자는 "홍씨는 돈을 주지 않은 윤락업주들에게는 '서릿발'같은 단속 칼날을 휘둘러 '모범 경찰관' 소리를 들었다" 며 "법과 질서를 수호해야 할 경관이 미성년자를 고용해 포주짓까지 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씁쓸해 했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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