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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대만 꽉막힌 '하늘길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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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대만 꽉막힌 '하늘길 협상'

입력
2000.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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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노선 재개 5개월째 입씨름한국과 대만의 항공노선 재개 문제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한ㆍ대만간 복항(復航) 문제는 51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5월 취임하면서 해결이 기대됐으나, 5개월이 지나도록 협상이 열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陳 총통은 취임 직후 1992년 국교단절 이후 중단된 양국 국적기 운항을 재개하는 문제와 관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나는 단교(斷交) 과정에 무관하므로 서로 부담 없이 양국 관계를 재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 국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복항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국제회의에서의 정부간 접촉과 상주 대표부 채널을 통해 타결 조건 등을 타진하고 있지만 대만 정부 관리들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대만 정부 실무진들은 한국 각료급이 대만을 방문, 협정문에 서명할 것과 협정 문안 중 대만을 '영토(territory)'로 표기할 것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민간 차원에서 협상하고 대만을 '지역(area)'으로 표기하자는 우리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정부 관계자는 "복항 문제에서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陳 총통과는 달리 실무진들의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陳 총통의 집권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도 복항 문제에서 진전이 어려운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陳 총통이 소수 정권의 한계로 정부 관리들을 물갈이하지 못함으로써 국민당 정부 때 임명된 관리들이 여전히 행정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교의 상처를 안고 있는 이 관리들은 복항 문제를 정치적으로 연결시키려 하고 있어 陳 총통의 뜻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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