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지난주 평양에서 열린 제 2차 경제협력 실무회의에서 경협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합의한 것은 상호 신뢰회복의 큰 진전이라 할 수 있다.양측은 경협확대를 위한 숙원이라 할 수 있는 이중과세 방지, 투자보장, 상사분쟁 해결, 청산결제 등 4개 항의 합의서에 가서명했다. 이로써 이 4개 항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남북 장관회담에서 본서명을 마친 뒤 각각 내부절차를 거쳐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번 합의는 남과 북이 비로소 경제협력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의미 외에도 북한에 대한 외부 투자의 길을 열어놓았다는 데 큰 뜻이 담겨 있다.
따라서 남과 북은 지금까지의 단순 물품교역 차원에서 벗어나 자본ㆍ인력ㆍ기술교류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협력의 길을 열었다. 지지부진했던 남북 경협이 본궤도에 오를 것은 명확하다.
우리가 이번 합의서를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남북간 거래에만 사용하는 별도의 전용화폐를 만들기로 한 점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제3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적인 환결제나 송금이 가능하게 됐다.
그간 남북 간에 은행간 환결제 계약의 미비로 환전과 송금 등에 얼마나 많은 비용과 시간을 낭비했던가를 생각해 보면 결제통화 신설 합의는 의의가 크다.
이와 함께 2차 이산가족 교환 방문도 차질없이 추진될 전망이다. 북은 연일 한적총재 발언에 대한 비난에도 불구, 방문단 명단을 예정대로 보내왔다. 북미협상 때문에 남북교류가 다소 지장받았을 때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이라 우려했다.
그러나 근거 없음이 밝혀진 셈이다. 남북경협의 활성화 전기를 계기로 상호 신뢰의 폭도 더욱 넓혀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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