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K보육원 前교사 폭로보육원(고아원)에서 유통기한을 훨씬 넘긴 라면ㆍ과자 등을 원생들에게 지속적으로 먹여왔다고 한 보육원 여교사가 폭로하고 나섰다.
서울 강동구의 사회복지법인 K 보육원의 전직원 윤정섭(尹丁燮ㆍ23ㆍ여)씨는 13일 "지난 3월28일로 유통기한이 끝난 S라면이 최근 제공되는 등 최고 1년까지 유효기간이 지난 간식들이 아이들에게 계속 지급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8월부터 두달간 이 곳에서 근무한 윤씨는 "아이들에게 해로우니 먹지 말라고 해도 배가 고파 끝내 먹게 된다"며 "전임자들로부터 '오래된 관행'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또 "지난 8일 구청직원이 미리 전화로 단속사실을 알려 보육원측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을 감췄다"고 주장, 구청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보육원 총무(41ㆍ여)는 "라면 등 유통기한을 넘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미리 맛본 뒤 괜찮을 경우에 한해 아이들에게 지급한다"며 "이들 음식물은 새마을운동중앙본부 등 각 사회단체로부터 기증받은 것으로, 기증받을 때 이미 기한이 넘어선 것도 있다"고 해명했다.
강동구청측은 "영리 목적으로 제공된 것이 아니어서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다"며 "단속 전 전화한 이유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K보육원
1957년 개원, 전액 국고지원금으로 운영되는 이 곳에는 사무직원 3명과 보육교사 5명이 원생 63명을 돌보고 있다. 원생들은 대부분 고아거나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
한편 이같은 사실이 강동구청 등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지자 '진상 규명'을 주장하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으며, 고아원 출신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20년이 지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이 참에 다른 보육원 실태도 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김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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