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인 윌리엄 데일리(사진) 전 상무장관과 그의 아버지 리처드 데일리 전 시카고 시장이 미국 대선에서 대를 이어 공화당 후보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져 유권자들의 흥미를 돋구고 있다.데일리 본부장은 투표 다음날인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으로 플로리다주 개표에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 미 대선 사상 초유의 '연장전'을 몰고 온 장본인이다.
그는 곧바로 플로리다로 달려가 민주당 진영을 지휘했고 재검표 결과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우세가 당초의 1,784표에서 327표로 줄어들자 이번에는 수작업 재검표를 요구하는 공세의 선봉장을 맡고 있다.
또 이른바 나비형 투표용지가 팜 비치에서 유권자들의 혼동을 유발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흑인에 대한 투표 방해 등의 선거 부정이 있었다면서 민주당원들이 법정 투쟁에 나선다면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부추긴 사람도 바로 그였다.
이번 부시와 고어 대결 이전 최대의 박빙 승부였던 1960년 공화당 리처드 닉슨과 민주당 존 F 케네디의 대결에서 그의 아버지는 부정선거를 통해 닉슨을 울렸다는 설이 있다.
시카고 일부 지역에서는 2만5,000여명이 위스키 접대와 돈에 매수됐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선거 관계자들이 투표소에 미리 들어가 문을 잠그고 투표기를 조작하는 사전 투표를 했으며 심지어 죽은 사람을 명부에 올려 놓고 무더기로 투표하는 '유령 투표'도 횡행했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져 있다.
전국적으로 11만2,803표 차이로 케네디에게 졌고 일리노이 주에서는 겨우 8,858표를 뒤졌던 닉슨은 무덤에 갈 때에도 데일리 때문에 자신이 선거를 도둑맞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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