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검찰의 분위기가 껄끄럽다. 청와대는 우선 검찰이 금감원의 김영재(金暎宰) 부원장보를 연행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정보를 주지 않은 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청와대는 특히 검찰이 대낮에 고위공직자를 임의동행 형식으로 연행하고 압수수색까지 벌여놓고도 정현준ㆍ이경자 사건과 관련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점을 문제삼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은 "고위공직자는 대개 전화로 소환하는 게 관례"라며 "무슨 국사범이라고 금감원 사무실에서 직접 데려가느냐"고 절차상의 '과잉'을 지적했다.
민정수석실은 "공직자들의 위상을 땅에 떨어뜨릴 정도로 당당하게 연행했으면 정현준사건과 관련된 비리로 구속했어야 했다"면서 "증거가 충분치 않아 다른 사건으로 구속하는 것은 매끄럽지 못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검찰총장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검찰이 독립성을 과시하려다가 무리수를 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검찰총장 대검차장 등이 서울지검장으로부터 김 부원장보의 구속건을 보고받고 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자 '탄핵안에 대한 대처용'이라는 뒷말들이 나오고있다.
또 김영재 부원장보의 추진력을 평가하는 인맥들이 여권 내에 적지않아 "서울지검이 김 부원장보을 구속한후 명백하고도 납득할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도 제기되고 있다.
신광옥(辛光玉) 민정수석은 직접 검찰에 김 부원장 구속절차의 문제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뇌부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 지는 전해지지 않고 있으나 민정수석실의 불만스런 분위기로 볼 때 원만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흔적이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검찰이 독립성을 보이기 위한 고도의 갈등"이라는 분석도 나오기도 하지만, 양자 사이에 형성된 난기류는 드물게 보는 현상임에 틀림없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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