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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창살…미로…참사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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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창살…미로…참사 불렀다

입력
2000.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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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화재 8명 사망11일 오전 5시20분께 서울 광진구 중곡2동 김경빈 신경정신과의원 건물에서 불이 나 환자 8명이 숨지고 병원장 김씨와 환자, 간호사 등 25명이 연기에 질식하거나 중화상을 입었다.

45평 크기의 지하1층에서 발생한 불은 휴게실 12평 정도만 태우고 40여분 만에 꺼졌으나, 유독가스가 통로를 타고 지상 4층까지 삽시간에 번지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켰다.

또 지하층에 배연시설이 전혀 돼 있지 않았고 건물구조가 미로처럼 복잡하게 설계돼 있는데다, 창도 쇠창살로 봉쇄돼 있었으며 연결 통로의 문들도 대부분 잠겨있어 피해를 키웠다.

경비원 정모(31)씨는 "휴게실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으나 순식간에 연기가 꽉 차 직원들도 앞뒤 분간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알코올중독자나 마약복용자 전문 치료병원으로 당시 내부에 환자 24명을 포함, 30여명이 있었으나 쇠창살 등을 뜯어내고 진입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대부분 구조됐다.

그러나 지하1층 안정실과 2층 입원실에 있던 환자 각 4명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유독가스에 희생됐다.

경찰은 지하1층 휴게실의 가스히터 과열이나 가스누출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환자들의 실화 가능성도 조사중이다.

한편 서울시립대 방재연구소 윤명오(尹明悟ㆍ43)소장은 "국내에는 방재시설을 제대로 갖춘 병원이 드문데다, 규제조항마저 허술해 언제든 유사한 참사가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송기희기자 b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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